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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19거래일 연속 코스피 순매도에 나서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과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등 대외 변수에 외국인 자금 유출까지 더해진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환율 움직임이 금리나 경상수지보다 외국인 주식 수급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4일 오후 1시40분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5조6542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이날 외국인은 장 초반부터 조단위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시각 개인은 4조1285억원, 기관은1조3997억원을 순매수 중이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2.53포인트(1.05%) 하락한 8708.96을 나타낸다.
외국인은 지난달 7일부터 이날까지 19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일까지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액은 59조9172억원이다. 연초 이후 외국인 순매도액은 109조5688억원에 달하는데 이는 2007~2008년 금융위기 기간 순매도액(62조원)과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시기 순매도액(25조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금융투자업계는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가 코스피 시장 급등에 따른 기계적 리밸런싱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한국 증시와 반도체 업종의 강세로 해외 펀드 내 한국과 반도체 업종의 비중이 높아지자, 리밸런싱 차원에서 기계적으로 코스피를 팔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같은 외국인의 대량 매도가 환율 상승을 자극한다는 점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3.6원 오른 1530.0원에 거래를 시작하면서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개장 환율을 기록했다. 6·3 지방선거로 서울 외환시장이 휴장한 지난 3일 역외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536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달러 강세 및 원화 약세 원인은 다양하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유가와 물가가 상승했고, 이에 글로벌 금리 상승 우려가 높아졌으며, 지난 3일 미국 무역대표부가 한국에 1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는 현 시점에서 환율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외국인 주식 자금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환율이 금리차나 경상수지보다 자본 흐름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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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달러 인덱스가 연초 대비 약 1% 상승하는 데 그쳤음에도 원화는 달러 대비 5% 이상 약세를 기록했다"며 "이는 단순한 달러 강세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우며, 국내 자금 흐름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게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올해 1분기 증권투자수지를 보면 내국인의 해외 주식투자는 261억달러 증가한 반면,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는 약 413억달러 감소했다"며 "경상수지 흑자가 확대되고 있음에도 자본수지에서 대규모 유출이 발생하면서 환율 상승 압력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중동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외국인 순매도세가 진정될 경우 원화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외국인 주식 수급 개선 여부가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금융투자업계는 외국인 순매도가 한국 경제 대외건전성 악화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한다. 외국인의 '팔자가 코스피 시장에서의 이탈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지난 2일 기준 코스피 시장 내 외국인 보유 비율은 40.56%로 지난해 말(36.26%) 대비 4%p(포인트) 이상 늘었다. 대규모 순매도에도 코스피 내 외국인 비중은 가파르게 오르면서 역대 최고치였던 2003년 말(44%대)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외국인 보유 비율은 지난해 4월25일 31.52%를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우상향하고 있다.
이는 외국인 매도가 리밸런싱에 따른 기계적 매매 영향이며, 외국인 매도 금액보다 기존 보유 종목 주가가 올라 시가 평가액이 더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외국인 순매도 규모 측면에서는 사상 최고 수준이지만, 코스피 시가총액 대비 순매도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나타난 외국인 순매도보다도 작다"며 "코스피 과열 시그널이 완화되고, 캐므로 환경이 개선될 경우 지난 4월처럼 외국인 순매수가 재차 확대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