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증자·배당 등 따른 일시적 주가하락 반영
코스피 이어 코스닥도 이달중 시행세칙 개정 관심
당국, 미세조정 일환… "실제 도움 의문" 의견도

상장사 상장폐지(이하 상폐) 시가총액(이하 시총) 기준 강화에 대한 금융당국의 미세조정 가능성이 언급된 가운데, 한국거래소가 증자·배당으로 주가가 일시 조정될 때 시총이 작아 보이는 착시를 반영하도록 코스닥 시행세칙을 손보기로 했다. 시총이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흑자기업까지 상폐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시장 반발이 여전한 상황에서 나온 조치라 관심이 모인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KRX)는 오는 9월 중 유상·무상증자에 따른 권리락이나 주식배당에 따른 배당락 등이 발생해 시총 변동이 일어날 경우 상폐를 위한 시총 산정 시 이를 고려하도록 하는 내용의 코스닥 상장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한다. 코스피는 이미 지난 27일 동일한 내용으로 시행세칙이 바뀐 상황이다.
지난 7월부터 코스피는 300억원, 코스닥은 200억원 이상 시총을 유지해야 상폐 기준에서 벗어나는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세칙 개정인 만큼 시총 미달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이나 상장폐지 여부를 판단할 때 이번 변경된 시행세칙 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권리락이나 배당락이 생기면 주가가 일시적으로 조정돼 시총이 작아 보이는 착시 효과가 발생했다. 무상증자 권리락을 예로 들면 주가는 신주가 늘어날 것을 반영해 떨어졌는데, 시총 계산에 쓰는 주식 수는 아직 늘어나지 않아 일시적으로 시총이 작아 보이는 문제가 발생했다.
주가가 2만원인 상장주식 수 100만주인 시총 200억원 기업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이 기업이 1주당 1주의 무상증자를 진행하면 신주가 100만주 더 생길 예정이어서 주가는 1만원으로 조정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신주가 발행되기 전까지 일시적으로 시총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는 상폐 기준에 걸쳐 있는 상장사들에는 치명적이다. 관련 시행세칙 개정이 이뤄진 이유다. 거래소 관계자는 "동일한 내용의 코스피 시행세칙 개정이 이미 시행에 들어갔기 때문에 코스닥 기준도 9월 초에 변경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거래소의 이번 조치는 상폐 정책 변경은 어렵지만 미세조정은 고민해보겠다는 금융당국의 제도 방향과 맞물려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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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시가총액 기준 강화로 흑자기업들까지 상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시장 우려에 대해 "현재 적용되고 있는 정책의 신뢰성을 감안하면 전면적인 정책 변경은 쉽지 않지만 미세조정할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었다.
실제로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날 공개한 자료를 보면 7월 말 기준 코스닥 시총 200억원 미만 기업 149곳 중 흑자기업이 45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를 중심으로 보완장치 마련을 주문한 상황이고 금융당국도 미세조정을 약속했기 때문에 이처럼 거래소 시행세칙 개정과 같은 형식의 조정이 잇달아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증자를 하거나 배당을 할 수 있는 여력을 상폐 경계에 있는 기업이 마련하기 쉽지 않아 시장이 느끼는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의 영업 기반과 회복 가능성 등 기업의 계속성을 확인하는 보완 절차가 실질적으로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며 "정책이 시장에 혁신성보다 단기 주가와 시총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시그널을 주면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