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정부, 포털뉴스 더 활용해야 한다

[기고]정부, 포털뉴스 더 활용해야 한다

신철호 포스닥 대표
2006.07.03 12:25

신철호 포스닥 대표 기고문

청와대, 포털뉴스 더 장악해야 한다

미디어 평론가 변희제 씨가 “청와대가 포털 뉴스를 장악하고 있다.”는 도발적 의제를 공론화시켰다. 포털이 단순한 정보 유통을 넘어, 실제 정치경제 권력을 창출하는 제 4부의 권능을 가지는 환경 속에서 청와대가 교묘하게 포털 내 뉴스의 편집을 통제하고 포털의 지면을 과도하게 차지하고 있다는 논조의 발언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포털사에게 요구되는 시대적 역할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사회적 이슈화를 위해 그렇게 말할 수는 있으나 실상은 되려 청와대 및 정부기관이 민간 포털과 더욱 협력해야 하는 실정임을 간과하고 있다. 그와 오래 전 몇 차례 만나 얘기를 나눈 경험을 토대로 짐작컨대, 정부와 포털의 균형감각이 필요하다는 그의 가치관 때문에 한 말일 것으로 추측된다.

현 상황에 바탕하여, 포털 뉴스와 정부의 역학관계에 대해서는 두 가지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첫째, 행정의 정보공유와 대민 접근성을 위해 청와대를 비롯한 더 많은 정부기관이 민간 포털과 적극적으로 협업해야 한다. 중앙정부만이 아니라 지자체, 공공성을 띄고 있는 정부산하기관도 모두 그 대상이다. 현재 청와대가 일부 포털과 공유하고 있는 정보는 홍보성 내용에 불과하다. 정작 협업해야 할 대상은 국가기밀로 분류된 것 이외의 정책결정과정, 민원처리과정, 예산 사용과 현재 추진 업무 등에 관한 정보, 기타 신문고, 국민참여마당 등 국민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채널 등이 모두 그 대상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정권이 변할 때 마다 과거 청와대 기록들의 연속성이 부족한 점을 지적하며, 사소한 내용까지도 기록으로 남기라고 지시하였는데 이러한 정보와 채널까지도 민간 포털 속에 들어오는 것이 발전의 방향이다. 물론, 청와대가 포털사 메인 페이지의 편집권을 압력 등의 수단으로 통제하고 있다는 변희제 씨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이는 반드시 시정되어야 할 점이나, 단순히 들은 이야기라고 하니 공개성 발언으로는 적절치 않은 내용이었다.

2003년 한 여론조사기관의 자료에 의하면 우리의 전자정부 이용률은 17%에 불과하다. 매년 2조원에 가까운 관련 예산을 사용함에도 그 혜택이 많은 국민들에게 돌아가지 못하고 외면당하고 있는 것은 정부가 소유한 정보의 검색과 접근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포털 사이트에서 우리가 찾고 싶은 정부 소유의 정보나 뉴스, 웹페이지를 쉽게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리 간단치 않다.

현재 각 정부 기관마다 포털과 검색 엔진을 구축하여 운용하고 있지만, UN 정보화 평가 대상을 받은 서울시만 해도 2003년에 운영하는 웹사이트는 140여 개에 달했고, 지자체 중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부천시 역시 10개가 넘는 사이트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을 개별적으로 찾아 들어간 후, 다시 정부기관 자체의 검색엔진을 통해 내가 원하는 정보를 찾는 것은 한마디로 인터넷 미로 찾기 게임이다. 이는 인터넷을 잘 활용할 줄 아는 사람만 혜택을 누리는 정보 불균형을 가져오게 되어, 국가경쟁력 손실의 직접적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지금은 정부의 홍보성 기사만을 포털과 협업할 것이 아니라 정부의 뉴스 및 데이터를 일반 포털에서도 검색 가능할 수 있도록 연계 표준플랫폼을 만들고 연동을 확장하는 작업이 절실한 때이다. 그것이 정부를 더 많이 알리고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핵심이다. 전자정부 이용률을 세계 1위로 만들고, 접근성을 높여 1인당 정보검색비용을 낮추며 무엇보다 정부서비스의 정보화 역기능을 순차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다. 포털 역시 전문 데이터를 확보하여 국민에게 서비스한다는 점과 사업적으로도 키워드 및 일반 광고와 트래픽을 더 높일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된다. 지금의 현상은 청와대가 일찍 생각이 트여 잘 하고 있는 가운데 홍보뉴스에만 치중하는 점이 문제이지, 되려 지적 받아야 할 것은 정보와 뉴스를 스스로만 움켜쥐고 있는 타기관의 자세일 것이다. 정부와 민간 포털 서비스는 서로 경쟁하는 동시에 매우 적극적으로 협업해 나가야 한다.

둘째, 포털 뉴스와 관련된 법 개정과 규제는 필요하되, “포털사가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는 선입견 아래 지나친 통제를 행사하려는 지금의 법안 내용은 수정되어야 한다. 언론사가 데스크와 편집권이 있듯이 포털사도 각 사의 생각대로 편집권을 사용하든 또는 단순한 기사유통에 치중하든 그것은 그들이 알아서 할 일이다. 일괄적으로 포털사를 인터넷언론으로 규정하고 칼날을 들이대려는 것은 전 국민을 잠재적 범법자로 간주, 실명제를 강행하는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으며 이는 인터넷 자체의 속성인 분화, 공유, 확산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나온 발상이라 할 수 있다. 물을 움켜쥐려 해 봐야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오는 본질을 체감하지 못하는 일부 의원의 책상 법안인 것이다.

지난 2003년 다음의 이재웅 사장을 삼겹살집에서 만났을 때 “언젠가는 다음이 자체의 색깔을 갖는 미디어로 발전해 가겠다.”는 소신을 밝힌 적이 있다. 반면, 네이버의 실무 책임자는 “우리는 기사에 대해 전혀 편집을 하지 않으며, 각 섹션의 실무자들이 자율적으로 조회수 등에 기준하여 뉴스를 유통하고 있을 뿐이다.”는 말을 하였다. 종합해 보면 각각은 그들의 자율권에 바탕하여 움직이고 있을 뿐이다.

다만, 포털의 영향력이 너무나 커져 있는 것은 포털사 스스로도 인정해야 하고 그들의 책임 역시 받아들여야 하며, 이를 부정하려 무작정 “우리는 유통사일 뿐입니다.”만 강조한다면 더 이상 대화가 되지 않는다. 조선일보 1면과 네이버 1면 중 기사가 어디에 게재되었으면 좋겠냐고 묻는다면 네이버 1면을 고르는 것이 더 현명할 정도로 파급력은 막대하다. 조선의 지면은 단방향인 반면, 네이버의 1면은 바이러스 퍼져 나가듯 자율적 확대 재생산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미디어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이에 기준해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네이버와 다음 중 미디어적 역할만 본다면 차라리 다음의 손을 들 수 있는 것은 그의 색깔과 역할론을 인정한 만큼 책임론도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가 더 많이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기관과 민간 포털의 협업, 그리고 이를 담는 그릇인 포털에 대한 적정한 규제가 균형 있게 진행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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