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법재판소가 방송법 등 미디어 관련법에 대해 유효판정을 내렸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위해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 처리, 종합편성·보도 채널사업자(PP) 선정을 위한 정책방안 마련 등 후속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지난달 30일 미디어법 후속 조치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글로벌 미디어 그룹을 만들고 싶다는 원대한 꿈을 밝혔다. 미디어법 개정을 통해 자본을 투입하고 새로운 종편채널을 만드는 것은 이런 목표의 과정이다.
그러나 아직 가야할 길은 멀다. 방송시장에 자본력을 투입해 경쟁력 있는 방송을 만들겠다는 게 미디어법의 취지지만 막상 대기업 등 자본의 움직임은 소극적이다. 현재 일간 신문사 등 언론진영에서 앞다퉈 방송진출을 선언하고 나섰지만 자본은 특정 신문을 선택하는데 따른 정치적 부담이 큰 듯 상황을 주시하고 있을 뿐이다.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진다면 경쟁력 있는 콘텐츠는커녕 같은 내용의 채널이 몇 개 더 등장하는데 그치게 된다.
또 헌재 판결이 미디어법 처리 과정의 위법성을 인정한 것이어서 재논의를 해야한다는 야권과 시민단체 등의 반발이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 중요할지 모를 공영방송법, 민영미디어렙 도입 등 산재한 법안 처리 과정에서 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다.
KBS 수신료 인상과 민영미디어렙 도입 등 광고시장을 정리하지 않고서는 새로운 채널이 도입되더라도 성공 가능성을 점치기 어렵다. 특히 민영미디어렙 문제는 지상파방송, 지역ㆍ종교ㆍ유료방송, 신문 등 이해관계자 목소리가 제각각 나오고 있어 순탄하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소모적이고 정치적인 다툼이 계속된다면 미디어 그룹은 허황된 꿈에 머무르게 될 것이다. 이미 200개가 넘는 PP가 존재하고 새 PP가 꾸준히 등장하고 사라진다. 중요한 것은 어떤 내용의 채널을 만드느냐다. 5년, 10년 후 한 방송채널이 세계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을지 여전히 좁은 한국 시장에서 아웅다웅 광고 나눠먹기를 하고 있을지는 이제부터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