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3D방송, 빛좋은 개살구?

[기자수첩] 3D방송, 빛좋은 개살구?

김은령 기자
2010.01.15 09:53

3차원 영화 '아바타'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3차원(3D) 영상기술이 새삼스럽게 주목을 받고 있다.

때마침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 전시회(CES) 2010'에서 가장 주목받은 제품도 3D TV 신제품들이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업체들도 이 행사를 통해 3D TV 신제품을 선보이며, 올해부터 양산에 들어가겠다고 발표했다.

국내서도 지난 1월부터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가 3D 전용채널을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올 하반기부터는 KBS와 케이블방송에서 3D 시범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정부도 3D방송 시장이 하루빨리 열릴 수 있도록 애쓰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지식경제부,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미 3D 방송육성을 위해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디지털방송은 늦었지만, 3D 방송은 다른 나라보다 앞서가겠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방침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걱정이 든다. 3D 방송에 필요한 장비 가운데 과연 국산장비가 있는가. 국내에서 3D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할 여건은 되는가. 현재 국내 방송사에서 사용하는 방송장비 가운데 외산제품의 비중은 무려 95%에 달한다. 송출장비 역시 90% 이상이 외산장비들이다.

3D 콘텐츠 제작비용은 일반 콘텐츠에 비해 서너배 이상 많이 든다. 늘 제작비 부족에 허덕이는 국내업체들이 국내 시청자들을 만족시킬만한 고품질의 3D 방송을 제작할 수 있을까.

미국와 유럽, 일본 등지에선 이미 3D 영상물 제작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 헐리우드에선 '쿵푸팬더' '볼트' '월E' '업' 같은 3D 애니메이션이 크게 성공했다. 이에 비해 국내 3D 영화는 아직 초보 수준이다.

문화부가 지난 2008년부터 3D 콘텐츠 개발을 지원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는 없다. 얼마전 스노보드대회를 3D 방송으로 녹화중계한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대부분 제작장비가 고가의 외산장비여서 3D방송을 제작하는 것은 매우 부담스러울 뿐 아니라 콘텐츠 제작 노하우도 충분하지 않아 어려운 편"이라고 말했다.

올해 지식경제부는 3D 방송장비 국산화를 계획하고 있고, 방통위와 문화부도 3D 콘텐츠 지원계획을 협의하고 있다. 지금으로선 정부의 이같은 노력이 열악한 환경에 처한 국내 3D 방송제작 시장에 '단비'가 되기를 기대해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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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령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김은령입니다. WM, 펀드 시장, 투자 상품 등을 주로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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