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원 네오위즈인터넷 대표

지난 1994년 납량특집으로 선보여 대히트를 기록했던 ‘M’이라는 드라마를 기억하는가. 작년 한 인터넷TV가 최고의 호러퀸을 묻는 설문 조사에서 심은하가 1등을 차지하는 등 현재까지도 ‘M’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정확히 15년이 지난 2009년, 또 다른 ‘M’이 몰려오며 산업계가 두려움에 떨고 있다. 혹시 심은하의 컴백? 아니다. 바로 모바일(Mobile), 스마트폰 바람을 타고 모바일이 몰려오고 있는 것이다.
드라마 ‘M’과 모바일 ‘M’은 많이 닮았다. 파격적인 소재(무선인터넷과 와이파이를 통해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편리한 생활)와 주연 배우의 열연(아이폰의 높은 완성도 및 안드로이드 군단의 대반격), 인상 깊은 주제가(소비자들이 한 번 경험하면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예쁘고 편리한 UI) 등. 농담조로 얘기했지만 모바일 ‘M’의 파급력은 상상 그 이상이다.
잠깐 아이폰을 살펴보자. 이 작은 핸드폰은 작년 겨울에 국내에 소개된 이후 짧은 시간 동안 우리의 생활을 너무나 편리하고 이기적으로 바꿔놓았다. 거래처 사람을 만나 명함을 주고 받으면, 명함인식기를 통해 이름부터 연락처, 이메일 등을 편리하게 저장한다. 길을 잃고 헤맬 때 아이폰만 꺼내면 현재 위치를 확인해 목적지까지 편하게 갈 수 있다. 버스가 언제 도착하는지 실시간으로 검색하고, 음악을 다운받지 않고도 스트리밍으로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들을 수 있다. 여기에 언급된 것은 소수의 사례로, 이 밖에도 너무나 많은 변화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일반 사용자만 변한 것이 아니다. 산업계도 모바일로 인해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이동통신사와 핸드폰 제조업체는 아이폰의 대항마로 안드로이드폰을 준비하고, 스마트폰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무수히 많은 IT 기업들은 모바일 사업팀을 꾸리거나 이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전 직원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하는 회사가 많아졌고, 근무환경도 PC와 스마트폰을 같이 활용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정말 2010년은 모바일 대전쟁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모바일 바람을 타고 최근 몇 달 사이에 급격히 변한 시장 환경. 그러나 우리는 ‘M’이 올 것을 사전에 몰랐을까?
우리가 잘 갖춰진 IT인프라에 자만하고 있을 때 해외, 특히 일본과 미국은 모바일 시장을 착실히 준비했다. 방송통신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4분기 한국의 무선데이터 사용 비중은 전체 통신량 대비 17%대를 기록한 반면 일본은 41%, 미국은 26%로 우리를 크게 앞서갔다. 현재 미국은 아이폰이나 드로이드폰 등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오픈마켓 중심의 애플리케이션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일본은 일찍부터 모바일 기반의 시장이 형성돼 성숙기로 향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이제서야 부랴부랴 대응을 시작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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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외국에 비해 ‘M’시대의 출발이 늦었지만, ‘M’의 또 다른 매력은 무한한 가능성이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열정만 있으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필자가 속한 네오위즈인터넷은 모바일 시장을 예상하고 2008년부터 대응을 시작했다. 본격적인 모바일 팀을 꾸리고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은 것은 2009년. 개발팀의 열정과 아이디어는 각종 대회 1등 수상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비즈니스를 통해 전 세계 1등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몸소 체험했다.
2009년 3월, 온라인 음악방송 서비스인 ‘세이캐스트’가 ‘T옴니아 윈도모바일 SW경진대회’ 1등을 수상했다. 지난 12월에는 구글이 주최한 ‘안드로이드 개발자 경진대회(ADC2)’에서 ‘씨리얼(Ce:real)’이라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소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안드로이드폰이 없는 상황에서도 사용자들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고, 좋은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세계에서 1등을 차지한 것이다.
웹서비스에서 모바일로 환경이 변화하며 무궁무진한 기회가 열리고 있다. 이곳에서의 경쟁은 국내, 해외 기업이 따로 없고, 기업과 개인이 전 세계에서 싸우는 전쟁터가 될 것이다. 기존의 1등도 이 싸움에서는 승부를 알 수가 없는 반면 소수, 개인도 1등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모바일 시대를 맞아 우리 기업들이 다시한번 전 세계를 호령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