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KBS 수신료 인상, 그 조건은?

[기자수첩]KBS 수신료 인상, 그 조건은?

김은령 기자
2010.07.05 09:00

"KBS가 진정으로 수신료 인상을 원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KBS 수신료 인상을 찬성한다는 한 전문가가 수신료 토론회에 참석해 한 말이다.

KBS는 지난해 12월 외부 컨설팅 그룹에 경영 진단을 받고, 이를 토대로 6월 공청회를 진행하는 등 수신료 인상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이어 현행 2500원의 수신료를 4600원 또는 6500원로 올리는 수신료 인상안을 공식화했다.

여야간 정치적 공방으로 수신료 인상 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건 예상했던 일이지만 반대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KBS의 수신료 인상을 찬성하는 측에서도 KBS의 행동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우선 6500원이라는 인상 금액이다. KBS는 KBS 2TV의 광고를 20%로 줄이고 4600원으로 수신료를 올리는 방안과 광고를 전체 폐지하고 6500원으로 올리는 복수 안을 이사회에 제출했다. KBS 경영진은 내심 6500원 안을 바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한꺼번에 2.6배나 인상하는 것은 거부감을 더욱 높일 수 있어 장애물을 스스로 만든다는 지적이다.

경영 컨설팅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컨설팅 결과에는 인원감축 계획 등 경영 효율화 방안이 포함돼 있다.

수신료 인상을 찬성하는 한 교수는 "KBS가 제시한 인원 감축 안 등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수신료 인상에는 공감하지만 수신료 인상안이 어떤 근거에서 나온 건지 설명도 없이 무작정 이만큼 올려야 한다고 하면 누가 납득 하겠냐"고 반문했다.

KBS는 내부적인 문제와 조직의 약점 등을 외부로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KBS의 이런 태도야말로 수신료 인상을 반대하는 진영의 반발을 야기하는 원인이다. 또, 찬성 진영에서조차 '적극적으로 설득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나오게 한다. 반대 입장을 설득해야 하는 마당에 아군마저 뒤돌아서게 하는 꼴이다.

KBS는 이제라도 제대로 된 정보를 내놓고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그래야만이 KBS가 주장하는 '수신료 현실화'도 실현될 것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김은령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김은령입니다. WM, 펀드 시장, 투자 상품 등을 주로 취재합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