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1일 자본금만 모두 1조6000억원이 들어가는 5개 방송사업자 선정안을 방통상임위원 5명 가운데 3명만 참여해 의결했다. 별도의 심사위원단이 심사를 했는데 방통상임위원이 '채 10분도 안돼' 방망이를 두들기든 말든 뭐가 대수냐는 비아냥도 나온다. 그간 방송법과 시행령, 종편보도사업자 선정을 위한 전체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보인 상임위원간 파열음을 돌이키면 예상된 결과였다고만 할 일인가.
"정무적으로 판단하면 연합뉴스를 줘서는 안되죠. 하지만…." 설마하면서 들었던 방통위 관계자들의 말이 막상 현실이 됐다. "아, 진짜,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라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하지만..."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뭐가 작용했을까?
통신사가 방송업을 겸업하게 허용하는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해괴한 방송법을 국회에서 슬그머니 통과시켰으니 연합뉴스가 방송 사업권에 도전할 권리는 얻었다 치자.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신청까지'만이다. '선정' 측면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연합뉴스는 신문사에 1차 뉴스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를 받는다. 게다가 연합뉴스는 정부로부터 매년 300억원 가량의 비용을 직접 지원받는다. 뿐만이 아니다. 연합뉴스가 과거 보도채널인 YTN 지분을 얼마나 무책임하게 매각했는지 천하가 다 안다. YTN 기자들이 6개월간 월급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결국 정부가 나서서 YTN에 공기관의 자금을 투입해 살리자는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던 과거가 불과 몇 해 전이다.
연합뉴스의 전력은 이번에 전혀 문제되지 않은 모양이다. 이번 심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룬 '신청법인의 적정성'과 '방송의 공적책임, 공정성, 공익성 실현가능성'을 평가하는 요소들이다. 이 항목의 배점은 보도전문채널이라는 이유로 종합편성채널보다 무려 50점 더 높은 300점이 책정됐다. 그리고 비계량 평가였던 이 항목에서 연합뉴스는 심사 대상 사업자 중 최고점수를 받았다.
정부지원금을 받아 살림을 꾸리는 24시간 보도채널의 탄생을 보며, 지금도 연합뉴스를 얘기하면 고개를 젓는 YTN 기자들, 보도채널 선정 결과를 어둡게 바라보는 신문사들은 최시중 위원장이 그토록 강조했던 객관성, 공명정대함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고 있을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