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의 상임위원 인상에 '회의적' …8일 열리는 상임위에서 의견 공식 피력할듯

방송통신위원회의 KBS 수신료 처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달 25일까지 국회에 KBS 수신료 인상안을 넘겨야 하는 방통위는 8일 상임위원회를 열어 관련 안을 다룰 예정이다.
KBS가 방통위에 제출한 수신료 인상안은 현행 2500원의 수신료를 3500원으로 1000원 올리는 것이다. KBS 이사회는 지난해 11월 현행 광고를 유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수신료 인상안을 결정했다.
그동안 방통위 상임위원들은 KBS 수신료 인상안을 놓고 2차례 비공개 워크숍을 열었다. 첫번째 비공개 워크숍에서는 수신료 인상에 대해 '부정적 반응'이 강했지만 2번째 워크숍에선 이 같은 분위기가 완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전히 KBS가 제출한 인상안에 대해 "타당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한다.
방통위 상임위원들이 이처럼 KBS 수신료 인상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거두지 않는 이유는 몇가지가 있다.
우선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가뜩이나 치솟는 물가로 민심이 뒤숭숭한데 정부가 수신료 인상에 앞장선다는 모습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상임위원들의 정치적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KBS가 수신료를 인상할 수밖에 없는 근거로 제시한 지난해 경영실적과 매출전망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KBS의 영업이익은 당초 예상한 190억원(2010년 KBS 국정감사 자료)을 훨씬 웃돈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 전환을 위한 재단설립 자금 300억원과 KBS가 지난 연말에 집행한 기타경비를 감안하면 사실상 KBS의 영업이익은 600억~7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정확한 경영실적은 공개할 수 없지만 예상치보다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KBS는 장기적으로 재원이 부족할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수신료 인상의 불가피성을 주장한다. KBS는 "최근의 흑자 경영은 전면적인 제작비 대폭 축소와 대형 다큐멘터리 기획 보류 등 비상 경영에 따른 결과"라며 "2012년 말까지 디지털 전환을 위해 55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지만 수신료가 3500원으로 인상되더라도 공적 책무 완수에는 여전히 재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인력감축과 사업비 절감 등 자구노력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해 영업이익이 600억원 넘는 상황에서 이 같은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야의 정치적 상황도 방통 상임위원들을 부담스럽게 한다. KBS가 제출한 1000원 인상안은 '여야 추천인'으로 구성된 KBS 이사회가 합의한 안이다. KBS가 24억원을 들인 경영컨설팅 결과에 따른 수신료 인상안이나 근거는 온데간데 없어졌다. 이번 사안만큼은 야당 추천 방통 상임위원들의 부담 역시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여당 측 입장도 자유롭지 않다. 그동안 누구보다 KBS 수신료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마저 KBS가 제출한 수신료 인상안을 불만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KBS의 수신료 인상안은 '30년간 한번도 수신료를 인상하지 않았다'거나 '공영방송의 미래를 위해 국민의 부담을 늘려야 한다'는 게 이유가 될 수 없다"며 "정부가 국민 호주머니에서 단돈 100원을 가져가더라도 그에 대한 납득할 만한 이유를 분명히 제시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KBS 수신료 인상에 대한 최종 결정은 국회가 한다. 그러나 방통위 상임위원 5명이 이번 사안에 대해 얼마만큼 신중하고 책임있는 선택을 할지 방송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