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컴즈 "주민번호 저장하지 않겠다"…네이버·다음 동참 주목
네이트·싸이월드 사용자 350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킹을 당하면서 포털업체들의 주민등록번호를 비롯한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 관행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는 개인정보유출 사건이 터질때마다 지적돼왔으나 현행법의 울타리 속에서 전혀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가 하반기에 회원들의 주민등록번호를 폐기하겠다고 밝혀 그 여파가 주목받고 있다.
SK컴즈는 지난 29일 해킹 사고에 대한 대책안으로 앞으로 회원들의 주민등록번호를 저장하지 않고, 수집하는 모든 정보를 암호화하겠다고 밝혔다. 주민번호는 가입 필수요건으로 대부분 암호화해 저장하고 있다.
단 금융거래를 하는 회원들은 이번 조치에서 예외다. 상법 및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회원들의 주민등록번호는 5년간 보존하게 돼 있다. 금융사고에 따른 분쟁이 발생했을 때 근거로 삼기 위해서다. 싸이월드의 경우 도토리 등을 구매한 이력이 있는 회원들이 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실제로 주민등록번호가 당장 폐기될 수 있는 회원은 800만명 미만에 그칠 전망이다. 네이트와 싸이월드 회원은 각각 3300만명, 2500만명 수준. SK컴즈가 금융거래를 한 회원의 비율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싸이월드 상당수 회원들이 도토리 구매 이력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실효성 논란이 있지만 SK컴즈의 이번 조치는 의미있다. 네이버와 다음 등 다른 포털업체들도 더 이상 주민등록번호를 저장할 명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실제 네이버와 다음 관계자는 앞 다퉈 "주민등록번호 폐기 여부를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근원적 문제가 남는다. 제한적본인확인제가 대표적이다. 정부는 지난 2007년 인터넷 악성댓글 등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이 제도를 도입했다. 회원들의 실명을 파악할 수 있다면 악성댓글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올해는 일평균 방문자수 10만명이 넘는 인터넷사이트 중 146개가 적용 대상이다.
제한적본인확인제는 주민등록번호라는 가장 민감한 개인정보를 남용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역차별 논란도 일었다. 구글은 지난 2009년 동영상사이트 유튜브가 본인확인제 대상이 되자 본인확인제 적용을 거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회접속 방식을 통해 국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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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글로벌 서비스들이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면서 본인확인제는 갈수록 명분을 잃어가고 있다. 글로벌 인터넷서비스들은 e메일과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회원가입이 가능하다. 가입당시 주민번호 제공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제한적본인확인제는 현재 헌법소원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털과 인터넷업체들이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더 이상 안전하게 보관하지 못한다는 불안감이 제기된 이상 앞으로 개인정보 수집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특히 본인확인제는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제도라는 점에서 재검토에 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