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 한개당 1.5원"…검은돈의 유혹

"아이디 한개당 1.5원"…검은돈의 유혹

정현수 기자
2011.08.02 05:25

中 개인정보 암거래 시장 활성화…주민번호 쉽게 노출돼 주의 요구

"아이디 판매합니다. 네이버·다음·네이트 개당 1.5원"

중국에 뿌리를 둔 인터넷사이트 등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내용이다. 하루에도 몇 차례씩 게재되는 이 같은 광고 문구에는 "처음 거래하는 사람의 경우 사기가 우려될 수 있으니 샘플을 보여주고 분할거래할 수 있다"는 친절한 문구까지 나와 있다.

이처럼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국내 개인정보 암거래'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수차례 발생한 크고 작은 해킹 사고의 영향이다. "개인정보는 곧 공용정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개인정보 유출 실태는 심각하다. 3500만명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유출시킨 네이트·싸이월드 해킹 여파가 우려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트·싸이월드 해킹으로 인한 2차 피해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주형철 SK컴즈 대표는 해킹 사고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직 2차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불안감은 줄지 않고 있다. 특히 해킹으로 습득한 개인정보를 거래하는 '매매상'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현재 중국 인터넷사이트 등에서는 국내 인터넷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한 조선족 커뮤니티의 경우 하루에도 몇 차례씩 국내 포털사용자의 계정 정보를 판매한다는 광고글이 올라오고 있다. 시세는 대략 포털 아이디 하나에 1~1.5원 수준이다. 거래는 주로 e메일이나 메신저를 통해 이뤄진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 유출됐던 국내 포털 사용자들의 계정정보가 여전히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과거에는 좀 더 비싼 값에 거래됐지만 최근 유출 사고가 빈번해지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1000개 이상을 한꺼번에 판매한다는 내용도 올라오고 있는 등 유출 실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보다 민감한 개인정보인 주민등록번호 역시 예외는 아니다. 중국 최대의 검색사이트인 바이두에서 주민등록번호를 중국어로 검색할 경우 국내 사용자의 주민등록번호가 여과없이 노출된다. 검색결과 중 일부는 100여개의 이상의 주민등록번호를 모은 파일까지 포함하고 있다.

실제로 이 주민등록번호를 확인해봤더니 실제 사용자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공공연하게 노출된 주민등록번호이다보니 접근은 차단된 상태다. 신용정보를 관리하는 서울신용평가정보에서 명의도용방지 설정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민등록번호가 공공연하게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은 다시 한번 확인됐다.

이 같은 중국 개인정보 거래시장은 최근 그 실체가 밝혀지기도 했다. 경기지방경찰청은 지난 5월 중국 해커로부터 국내 포털사이트 회원들의 계정을 구매한 뒤 영업에 활용한 일당을 불구속입건했다. 이들은 중국 해커로부터 아이디, 비밀번호, 이름, 주민등록번호 등 17만건의 개인정보를 구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강정수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연구소 박사는 "이미 주민등록번호가 많이 유통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터넷상에서의 인증수단으로서 주민등록번호는 기술적으로도 효용성을 잃었다"며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이 일반화되지 않는다면 이 같은 해킹 시도와 거래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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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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