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4일 퇴임 앞둔 노준형 서울과학기술대 총장

"공직과 교단에서 일하면서 쌓아온 저의 경험들이 우리나라 IT와 교육체계가 더 크게 발전하는데 작은 밑거름이 됐으면 합니다."
오는 14일 공식 퇴임식을 앞둔 노준형 서울과학기술대학교(옛 서울산업대) 총장의 소회다. 12일 대학본관 총장 집무실에서 만난 그의 표정은 밝았다.
시원 섭섭함보다는 후련함이 앞서 있는 듯 했다. '일반대 전환'이라는 서울과학기술대의 오래된 숙원 과제가 결국 그의 임기 두달여를 앞두고 해결했기 때문이다.
서울과학기술대는 100년 전통의 4년제 국립대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산업대'라는 꼬리표 때문에 적지않은 편견에 시달려야했다.
"개방대학 체제로 '야간 대학' 이미지가 워낙 강했던데다 일반대에 비해 불합리한 행정적 차별도 심했습니다."
노총장이 지난 2007년 이곳이 부임한 뒤 '일반대 전환'을 최대 역점사업으로 내세운 이유다. 하지만 이는 결코 만만한 도전과제가 아니었다. 고등교육법과 수도권정비법 개정문제로 교육과학기술부,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등 관계부처의 정책협의는 물론 국회 동의도 받아야했다. 아울러 수도권정비위원회의 심의도 받아야했다.
노 총장은 "내부적으로 일반대 전환에 따른 구조조정에 합의를 이끌어내는 작업 또한 쉽진 않았다"고 토로했다.
노 총장은 지난 3년간 일일이 관계부처들을 찾아다니며 끈질긴 설득작업을 벌였다. 아울러 정보통신대학과 기술경영대학을 각각 설립하는 한편, 전자공학과와 매체공확과, 기계공학과와 금형설계 학과를 통합하는 등 일반대 전환을 위한 내부 구조조정 작업도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학교명도 서울산업대에서 서울과학기술대로 바꿨다.
급기야 지난 8월 수도권정비위원회로부터 최종 승인을 따냈다. 이의 첫단추로 2008년 산업대 총장들과 머리를 맞대 고등교육법 개정을 이끌어낸 뒤 3년 만의 일이다.
그동안 산업대로 분류됐던 서울과학기술대는 내년 3월부터 일반대로 정식 편입된다. 국립대 지위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앞으로 일반 대학원 설립도 가능해진 것이다.
독자들의 PICK!
무엇보다 일반대 전환에 따른 대학 위상이 격상되면서 교직원, 학생 등 대학 구성원들의 자신감과 사기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노 총장은 기대했다.
서울과학기술대 총장 부임 전 경제기획원(행시 21회)에서 출발해 정보통신부(현 방송통신위원회) 장관에 오르기까지 30여년간 공직생활의 풍부한 경험과 '조화'와 '융합'을 중시해온 그의 리더십이 없었다면 일반대 전환은 여전히 미지의 숙제로 남아있었을 것이라는 게 교내외의 평가다.
'3년 연속 4년제 대학 취업률 1위'도 노 총장이 일궈낸 성과다. 산업체와의 협력을 통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유치와 교수평가 항목 중 취업률 비중을 높인 덕분이다. 여기에 대학 차원에서 방학기간 중 학생들에게 실비로 어학강좌를 개설했던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지난해 이 학교의 취업률은 무려 73.5%에 달했다.
노 총장은 얼마 전 졸업생 학부모로부터 한통의 메일을 받았다. 좋은 기업에 취직할 수 있도록 해줘서 고맙다는 감사편지였다. 노 총장은 "교육자로서의 뿌듯함이 이런 거구나 느꼈다"며 "이제 자리를 떠나지만 보다 좋은 교육환경에서 학생과 교직원들이 자신감과 자긍심을 갖고 공부와 연구활동을 해나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희망했다.
30년간의 공직생활과 4년간의 교육 행정가로서의 삶을 살아왔던 그의 인생 3막은 어떨까.
노 총장은 "솔직히 아직 생각해보지 못했다"며 "우선 지금부터라도 쉬면서 내 자신을 돌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에 충실하자는 그의 지론 그대로다. 다음을 염두에 두는 순간 당면 과제에 대해 소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다만 그간 정부부처 요직과 대학총장을 거치면서 쌓아온 다양한 경험들이 IT와 교육체계 발전에 작은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자문 역할은 계속 해나가고 싶다는 그의 소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