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방송사업자 간접투자 확대, 편성비율도 늘어 "중소 콘텐츠업체 고사 우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돼 방송시장 빗장이 풀리면 미국 등 해외 프로그램들이 대거 안방시장에 소개될 길이 열린다. '미드'나 '미국 애니메이션'을 선호하는 시청자들은 선택권이 넓어지지만, 중소규모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독립제작사 등은 국내 콘텐츠 시장이 자본력을 앞세운 미국기업에 종속될 것이란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
12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FTA 협정 발효시점부터 3년이 지난 뒤, 외국인에게 보도·종합편성·홈쇼핑 채널을 뺀 일반 채널에 대한 간접 투자가 49%에서 100% 허용된다. 디즈니·폭스채널 등의 미국 유력 방송사업자들이 한국법인을 통해 본격 진출할 수 있다.
편성비율도 국내 프로그램은 줄고, 외산 프로그램은 확대된다.
케이블·위성채널에서 국산 애니메이션 편성비율은 35%→30%, 한국영화는 25%→20%로 낮아진다.
한 국가의 수입물로 편성을 채울 수 있는 최대 비율은 60%→80%로 높아져 케이블에서 미국 프로그램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남승용 미디어미래연구소 팀장은 "2010년 기준 수입되는 해외 방송 콘텐츠 중 89% 이상이 미국 콘텐츠인데, 쿼터제가 완화되면 콘텐츠의 미국 종속 현상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소 PP업체는 점점 좁아지는 입지에 신음하면서도 뾰족한 수가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한 PP업체 관계자는 "정부는 투자를 늘려 자체 콘텐츠 질을 높이라고 쉽게 말하지만, 제작 단가는 갈수록 올라가고 종합편성채널과의 경쟁도 힘든데 외국에서 미드(미국 드라마)나 디즈니 애니메이션물들이 쏟아지면 살아날 도리가 없다"며 "결국 콘텐츠 투자 저하라는 악순환을 반복할 뿐"이라고 말했다.
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는 "미국 대형 방송사업자들이 직접 진출하면 인기 있는 미국드라마, 할리우드 영화 등 프로그램 수입 가격이 높아지게 된다"며 "대형PP는 판권 수급의 어려움을, 중소PP는 치열해진 경쟁상황에 몰려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통신시장의 경우 한미 FTA 발효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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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통신사업자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현행과 동일한 49% 인데다 유무선에서 각각 1위 사업자인 KT와 SKT는 간접투자 완화대상에서도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