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북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SPC 투자…성장성 높은 신흥시장 공략

SK텔레콤(92,500원 ▼500 -0.54%)이 중동, 남미 등 신흥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은 국내 시장 한계로 글로벌 진출이 절박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국 등 선진시장에서 번번이 쓴 맛을 봤다는 점도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린 이유다.
SK텔레콤은 최근 중동·북아프리카 진출을 위해 특수목적법인(SPC)인 'SK MENA 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고 145억원을 출자했다. 남미지역 사업을 위해 SK 라틴아메리카 인베스트먼트도 세우고 142억원을 출자했다. 남미의 중심인 브라질에는 현지 지역사무소로 운영할 'SK브라질'도 설립했다.
남미, 중동은 거대한 인구를 바탕으로 최근 스마트폰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등 성장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분석된다.
◇내수시장 한계…글로벌 진출은 선택 아닌 '필수'
SK텔레콤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384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2.8% 감소했다. 지난해 단행한 통신비 인하에 네트워크 투자부담이 늘어 영업이익이 뚝 떨어졌다.
SK텔레콤은 국내 이동통신시장 1위로 경기를 덜 타는 '방어주(株)'로 꼽히지만 이미 안팎에서 "좋은 시절 다갔다"는 얘기가 나온 지 오래다.
우리나라 휴대폰 보급률이 100%를 넘어설 정도로 국민 대다수가 휴대폰을 쓰고 있어 더이상 외형성장이 힘든 데다 계속되는 요금인하 압박, 네트워크 투자비 증가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시대가 열리면서 음성통화, 문자메시지 등 전통적 통신서비스를 대체하는 모바일 기반의 각종 서비스 출현도 통신사들의 미래 먹거리를 위협하고 있다.
SK텔레콤이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은 2000년대 들어서다. 초기에는 해외 현지업체 지분투자 형태로 나섰지만 보폭을 넓히기는 쉽지 않았다. 이미 글로벌 통신사들의 M&A(인수합병)도 상당부분 진행된 뒤였다. 결국 2000년대 초반까지는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각지 진출을 검토만 하다가 중단하는 등 기회를 잡지 못했다.
◇미국·중국 진출…"너무 비싼 수업료"
SK텔레콤이 글로벌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2000년대 중반. 지난 2006년 미국에서 ‘힐리오’라는 브랜드로 MVNO(이동통신재판매)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가입자 수가 적어 3년 동안 5억6000만달러의 손실을 입고 철수했다.
2011년 6월에는 미국 자회사 모바일머니벤처스(MMV)를 매각했다. MMV는 2008년 SK텔레콤과 씨티그룹이 공동 설립한 모바일 금융 솔루션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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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에는 SK텔레콤이 6000만달러를 투자한 미국 이동통신업체 라이트스퀘어드가 파산보호 신청을 하면서 투자금 회수가 불분명해졌다.
SK텔레콤은 미국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지만 여전히 사업기회를 찾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미국사업을 위해 투자회사 아트라스를 설립했다. 아틀라스는 지난해 2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시장 진출을 모색했지만 아직 눈에 띄는 성과는 없다. 현지법인의 손실도 크다. 베트남산업을 위해 2000년 세운 SKT베트남은 지난해 14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고, 2010년 지분투자한 말레이시아 무선 사업자 패킷원은 지난해 72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미국, 중국 등에서 시행착오를 겪어온 만큼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중동, 남미 쪽에서도 여러가지 가능성을 모색하고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통신산업 특성상 해외업체에 대한 장벽이 높기 때문에 길게 보고 장기적 안목에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