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IT서비스 업계 "날개를 달아주세요"

[기자수첩]IT서비스 업계 "날개를 달아주세요"

배소진 기자
2013.04.25 05:33

"정말 할 말은 많지만 어떡합니까. 말만 하면 때리는 데요. 실컷 매 맞아봤으니 이제는 그냥 조용히 있는 걸 택하는 거죠."(대기업 IT계열사 관계자)

"이 얘기는 그냥 비공개로 해주세요. 요즘은 무슨 말만 해도 욕먹는 세상인데요."(IT서비스 업계 관계자)

최근 국회와 공정위, 국세청 등이 대기업 그룹사의 내부거래를 놓고 이중, 삼중으로 규제를 강화하고 나선 가운데 대다수 IT서비스 기업들은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IT서비스기업들은 태생자체가 각 계열사 전산실이었다. 그러다 IT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기업 경쟁력강화와 비용 효율화를 위해 전산실을 통합해 설립된 것이 현재 IT서비스 회사들 인만큼 내부에선 우리가 무슨 잘못을 했냐는 식의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설상가상 국회의 매서운 눈초리에 최근 그룹사들이 IT서비스 계열사에 맡겼던 물량을 대폭 줄이겠다고 발표하고 나섰다. 올해부터 공공정보화 시장은 아예 입찰 참여가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IT서비스 업계의 시름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IT서비스 업계가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과 신사업 등으로 체질을 개선하라고 한다. 하지만 해외시장 진출이 말처럼 쉬운것은 아니다. 높은 진입장벽과 부족한 글로벌 인지도, 언어·문화적 차이 등 넘어야할 할 산이 많다. 대형 IT서비스기업의 경우 글로벌 경험이 있어 그나마 낫지만 중견 IT서비스기업은 당장 수익이 나지 않는 해외시장에 섣불리 도전하기조차 어렵다.

게다가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업체들과 어깨를 겨루게 되면서 그룹 내 관계사들과 해외 고객사간 경쟁관계 때문에 마찰을 빚는 경우도 생긴다. 한 IT서비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업체의 시스템 구축사업을 수주해도 '우리 회사 IT시스템 구축경험을 왜 외국 경쟁사에 전수해주느냐'며 관계사임원들이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리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할 정도다.

물론 IT서비스업체가 그동안 그룹 총수일가를 위한 일감 몰아주기의 대상이 되고, 불합리한 하청구조로 전반적인 국내 SW산업경쟁력에 악영향을 끼친 측면도 없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기존 물량을 빼앗고 해외진출이나 신시장 개척을 주문하며 몰아세우는 것은 오히려 IT서비스산업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

그 결과 자칫 수만명에 달하는 IT서비스업 종사자의 고용을 위협하고 궁극엔 국내 기업의 IT경쟁력을 악화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묻지마식 IT서비스업계 때리기는 결코 SW산업 경쟁력 향상의 해법이 될 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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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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