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R&D 지역 간 형평성이 먼저다

[기자수첩]R&D 지역 간 형평성이 먼저다

류준영 기자
2013.05.15 08:25

동남권 과학교육 발전과 대중화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부산과학관이 지난 9일 기공식을 갖고 착공에 들어갔다. 이날 기자와 소셜네트워크로 연결된 부산 소재 한 과학담당 선생님은 "110만 부산시민 서명운동을 한 보람이 이제야 결실을 맺었다"며 벅찬 감동을 전했다. 10년간 어렵게 추진해 일궈낸 부산과학관 설립이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앞으로 이끌어갈 국정과제 이행계획서엔 '지역별 거점'이란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이상목 미래부 1차관은 "지역 내 기술혁신 수요를 최대한 발굴·육성하고, 지역특성에 맞게 체계적으로 정비해 지역 R&D(연구개발)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미래부의 큰 얼개에 대전시 몇몇 의원들은 단단히 반기를 든 모양새다. '선택과 집중'을 하란 거다. 이는 타 지역과 다툼의 여지가 있다.

물론 30년간 과학중심 도시로 발전해온 대전시의 효율성을 따지는 그들의 지적도 일리가 있지만, 지금은 형평성을 더욱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이유는 간단하다. 새 일자리와 신사업 창출은 지역을 떠나 혁신역량을 가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 환경 조성이 우선된다. 따라서 마중물이 될 R&D 예산의 편중되지 않은 지역안배가 요구된다.

얼마전 4세대 방사광가속기 기공식에서 포스텍 고위직 담당자를 만났을 때다. 그는 "미방위(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대전시 의원들이 최문기 미래부 장관에게 으름장을 놓는 것을 보고 '우리예산이 삭감되는 것 아닐까'라며 걱정했다"고 말했다.

그때 당시 대전시 의원들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을 위한 부지매입비 관련해 당초 700억원 예산을 신청했지만, 기획재정부 동의를 얻지 못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700억원이 전액 삭감되자 뿔이 제대로 났던 것이다.

대전시는 이후에 추경예산을 통해 300억원 편성을 따냈지만, 이를 지켜보며 가슴 졸인 미래부 직원들은 "요즘 사업계획서 작성 때마다 대전시의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라고 푸념했다.

지역민을 위한 일방적인 지자체 행정 논리는 자칫 '지역구 이기주의'로 변질될 수 있다. 내 지역만 우선 시 하기 보단 지역 간 상생방안을 지역의원들이 자발적으로 고민할 때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류준영 기자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미래사업부) 차장 ·한국과학기자협회 이사 ·카이스트 과학저널리즘 석사 졸업 ·한양대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 ·2020년 대한민국과학기자상 ·(저서)4차 산업혁명과 빅뱅 파괴의 시대(공저, 한스미디어) ■전문분야 -벤처·스타트업 사업모델 및 경영·홍보 컨설팅 -기술 창업(후속 R&D 분야) 자문 -과학기술 R&D 정책 분야 컨설팅 -과학 크리에이터를 위한 글쓰기 강연 -에너지 전환, 모빌리티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자문 -AI시대 기술경영 및 혁신 자문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