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美보호무역주의 논란…오바마, 거부권 행사 전망 불투명

삼성전자의 구형 스마트폰이 미국에서 팔리지 못하게 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애플 제품은 그대로 팔리고 있어 보호무역주의 논란이 거셀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항소할 뜻을 내비쳤으나 정부는 애플 제품에 대한 수입금지에 대해 거부권 행사 때 이례적으로 입장을 표명했던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별도 입장 표명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미국 ITC "삼성, 애플 특허 2건 침해…수입금지" 최종판정
미국 ITC(무역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제품이 애플 특허 2건을 침해했다고 최종판정하고, 삼성전자 제품의 미국 내 수입금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ITC가 침해했다고 판정한 특허는 휴리스틱스 특허(949특허)와 마이크 감지장치 특허(501특허)다. 지난해 10월 ITC는 이들 2건의 특허와 반투명한 이미지 특허(922특허), 디자인 특허(678특허)에 대해서도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수입금지 예비판정을 내렸다.
이번 결정으로 '갤럭시S', '갤럭시S2', '갤럭시탭10.1' 등 주로 2010년과 2011년 미국에서 판매된 삼성의 구형 스마트폰의 미국 내 판매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2 제외 가능성…삼성 영향 미비
이번에 수입금지 조치를 받게 된 제품들은 모두 구형이어서 삼성전자는 직접적인 영업 타격을 받지는 않을 전망이다. 게다가 이번에 ITC가 인정한 특허가 2건에 불과해 갤럭시S2 등 일부 제품이 수입금지 대상 제품에서 빠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수입금지에 따른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ITC가 디자인 특허를 모두 인정하지 않아 애플의 디자인을 삼성전자가 베겼다는 '카피캣(모방꾼)' 이미지에서는 다소 벗어날 수 있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애플 제품을 베낀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전자가 이번 판정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면서 디자인 특허가 인정되지 않는 것에 대해 안도하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이번 판정에 대한 입장을 내놓으면서 "디자인 특허는 인정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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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무역주의 논쟁 가열…오바마 거부권 행사안할 듯
ITC의 이번 결정으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논쟁은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오바마 대통령이 애플 제품에 대해서는 ITC의 수입금지 판정을 뒤집은 상태이다.
지난 3일 오바마 대통령은 ITC가 애플의 '아이폰4'와 '아이패드2' 등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수입금지 결정을 내린 데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제 관심은 자국기업인 애플의 경쟁사인 삼성전자 제품의 수입금지 판정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행사할 것인가에 쏠리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ITC의 최종 판결에 대해 60일 이내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건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행사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아이폰4 수입금지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삼성전자 특허가 표준특허라는 이유에서였으나 이번에 침해했다고 주장하는 애플의 특허는 상용특허이기 때문이다.
특허전문사이트 포스페이턴츠의 프로리안 뮐러는 "표준특허가 이슈였던 지난번과 달리 이번에는 상용특허와 관련됐기 때문에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특허성격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자국 기업인 애플 수입금지는 거부권을 행사하고, 경쟁사인 삼성전자 제품의 수입금지는 인정하는 결정을 내릴 경우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논란은 가열시킬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항소할 듯 vs 애플 환영…한국 정부 '…'
삼성전자는 이번 ITC 최종판정에 대해 항소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ITC 최종 판정에 대한 공식 입장을 통해서도 "삼성전자 주장이 받아들여 질 수 있도록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때 이례적으로 입장을 내놓은 우리 정부는 이번에는 별도 입장 표명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어느 정도 예상된 판정이고 USTR(미국 무역대표부)의 거부권 행사 여부도 남아있어서다.
김정회 산업통상자원부 미주통상과장은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이번 ITC 판정이 어느 정도 예상된 판정인 만큼 별도 입장 표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 5일 입장 표명 때 밝혔듯이 ITC 판정 이후 미국 행정부의 결정을 예의주시하기로 한 만큼 USTR 결정도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의 IT전문사이트인 올씽스D 등에 따르면 애플은 이번 판정에 대해 "ITC가 혁신 편에 서서 삼성전자의 애플 제품에 대한 노골적인 카피를 거부함으로써 일본, 한국, 독일, 네덜란드, 캘리포니아 등 전세계 법원들에 합류했다"며 "진정한 혁신의 보호는 특허제도가 존재하는 이유"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