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브레이크 없는 이통사 보조금 경쟁

[기자수첩]브레이크 없는 이통사 보조금 경쟁

배규민 기자
2014.02.12 05:37

이동통신3사의 보조금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새해부터 시작된 보조금 과열은 설 연휴를 전후로 100만원의 보조금이 나오더니 최근에는 120만원까지 치솟았다. 또 유명 스마트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최신 스마트폰을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정보가 퍼지면서 사람들이 밤부터 (11일)아침까지 휴대전화 매장 앞에 줄을 서는 일명 '211대란' 마저 발발했다.

보조금 전쟁은 매번 반복되는 이슈지만 올해는 이통사들이 시장점유율 수성·확대에 사활을 걸면서 정도가 더해지고 있다.

SK텔레콤(96,800원 ▼1,200 -1.22%)은 불과 20여 일 전인 지난달 23일 간담회에서 "상품과 서비스로 시장 점유율 50%대를 지켜내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시장 점유율이 50.02%까지 내려가자 보조금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올해 시장점유율 5% 확대를 목표로 내세운LG유플러스(16,470원 ▲40 +0.24%)역시 보조금을 100만~120만원대로 올린 주역으로 꼽힌다.KT(60,900원 ▼200 -0.33%)도 황창규 회장 취임 후 시장 점유율 30% 수성을 목표로 보조금 경쟁에 동참하고 있다.

언론 플레이도 심해졌다. 가령 보조금을 먼저 풀었지만 경쟁사가 더 큰 금액을 제시하거나 형세가 불리해지면 일부 언론사에 경쟁사의 보조금 정책과 자료를 제보한다. 언론사들은 이를 경쟁적으로 보도한다. 내용을 흘린 업체는 그 틈을 이용해 스팟성 보조금을 시장에 푼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시장을 지키거나 늘리려면 경쟁사의 고객을 빼와야 한다. 자기 고객 지키기보다 남의 고객 뺏기에 열을 올리는 형국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12월 100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과도한 보조금 금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그럼에도 이통사들은 경쟁사에 대응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손해라는 인식이다. 방통위의 뒤늦은 제재를 기다리기보다는 경쟁사에 즉시 맞대응해 고객을 뺏겠다는 생각이다.

특히 방통위가 지난번 제재에서 사업자간의 근소한 점수 차이를 이유로 주도사업자 선정의 본보기식 제재를 하지 않으면서 이런 인식은 더욱 커졌다. 최근 방통위가 또다시 제재를 경고하고 있지만 얼마나 약발이 먹힐지 미지수다. 한 사업자의 서비스를 오래 이용하는 장기고객 속만 터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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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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