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의 새 패러다임 여는 ‘애드테크’의 세계

광고의 새 패러다임 여는 ‘애드테크’의 세계

테크M 편집부 기자
2015.07.27 04:44

“우리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한 쪽 발은 기술 기반의 실리콘밸리에, 나머지 발은 광고업계 본사가 모인 뉴욕의 매디슨 애비뉴에 걸쳤기 때문이다.”

최근 방한한 세계적인 디지털 에이전시 R/GA의 닉 로우 CCO(Chief Creative Officer)의 말이다. 스토리텔링 또는 콘텐츠에만 의존하던 울타리에서 벗어나 테크놀로지에 기반한 시스템과 플랫폼을 광고에 접목,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는 뜻이다. 컴퓨터 그래픽 기업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광고 에이전시에서 ‘나이키 퓨얼밴드’ 같은 혁신적인 하드웨어 제품을 개발하는 등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닉 로우의 말처럼 이제 광고는 더 이상 기존의 패러다임에만 머물지 않는 시대가 됐다. 영감과 아이디어로 오직 크리에이티브에 사활을 걸었던 광고계가 좁은 울타리를 박차고 나오고 있는 것이다. 광고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미지의 주체와 끊임없이 결합해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고 있다. 크리에이티브와 콘텐츠 개발 영역뿐만 아니라 미디어 계획 수립이나 집행 영역에도 디지털 기술과의 결합이 본격화되고 있다. ‘애드테크(Ad Tech)’가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모바일 이용자가 여러 사이트에 남긴 쿠키(방문기록)를 기반으로 구매행태를 예측하고, 의뢰 받은 광고를 위해 실시간으로 최적의 사용자를 타깃팅하는 기술 등이 모두 애드테크다.

효과적인 광고 집행을 위해 테크놀로지가 도입되면서 광고 집행 플랫폼이 더욱 스마트하게 진화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950개 이상의 애드테크 기업이 생겨났다. 이들 기업들은 그동안 시장에 존재하지 않던 기술, 검색, 분석기법, 실시간 데이터 처리 및 온.오프라인 사용자 경험의 일치를 지원하게 하면서 광고 집행방식의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다.

구글이 1조 원 이상을 들여 인수하려는 ‘인모비(Inmobi)’가 대표적이다. 2007년 창립한 인모비는 세계 최대의 글로벌 모바일 광고 플랫폼 회사로, 우수한 모바일 광고 솔루션을 제공한다. 세계 17개 지사, 월 8억 명에 달하는 사용자, 월 260억 이상의 광고 노출 수를 자랑한다. 이 회사의 경쟁력은사용자에 대한 정밀한 분석과 예측에 기반한 세분화다.

대부분이 유사한 모바일 광고집행 플랫폼을 제공하는 상황에서 기업의 우위가 판가름 나는 영역은 결국 사용자에 대한 분석력이다. 사용자의 앱 관심사에 따라 세분화된 표적화가 가능한 앱포그래픽 타깃팅(Appographic Targeting)까지 서비스하는데 200여 부문으로 분석, 정교한 오디언스 정보를제공한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정확하고 유효한 광고를 제공하고 세분화에 근거해 개인화된 광고를 집행하는 것이다. 이들은 모바일 광고 효과를측정할 수 있는 트래킹 툴을 갖추고, 사용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기능을 가진 동영상 광고 플랫폼을 운영한다. 동영상을 시청하던 소비자가 삽입된 질문에 답을 하면 그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향후 전략에 반영토록 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미디어매쓰(MediaMath)는 터미널 원이라는 광고 집행.캠페인 관리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포춘 500개 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으며 주요 광고 대행사와 트레이딩 데스크 등 1000여 개 기업이 고객사다. 이 회사의마케팅 운영시스템을 통해 마케터들은 데이터 분석부터 실행 자동화, 마케팅믹스 최적화를 이룰 수 있다.

디스플레이, 비디오, 모바일과 같은 접속 환경으로 더블클릭, 야후,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기본적인 접속처 외에 NBC, 폭스 뉴스, 포브스 등프리미엄 미디어까지 지원, 이를 통해 전세계로 광고 집행이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제일기획이 미디어매쓰와 손잡고 미디어큐브(Media Cube) 서비스를 내놓았는데 광고주가 원하는 목표에 맞는 온라인, 모바일 광고를 효과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DSP(Demand Side Platform)의 일종이다.

애드테크 분야는 빅데이터 분석에 근거해 목표 고객의 특성을 이해하도록 돕는 데이터 관리 플랫폼(DMP), 잡다하게 널려있는 온라인, 모바일 광고 사이트를 공급자 측면에서 모아놓은 공급자 플랫폼(SSP), 수요자 측면에서 광고 사이트를 구매하는 플랫폼(DSP)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광고 효율화를 위해 여러 글로벌 브랜드들이 치열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데, 이중 P&G는 미디어매쓰의 플랫폼 서비스 도입 실험을 진행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실효성이 낮은 미디어를 배제했다고 한다.

애드테크 기업의 발전은 기존 광고시장의 가치 사슬을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애드테크 기업간 연결을 통해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들은 기술 제공과 서비스 규모 확대를 통해 수익을 내는 ‘플랫폼’ 비즈니스에 집중한다. 또 모회사의 플랫폼을 이용하면서 글로벌 광고주를 관리하는디지털 광고대행사를 둬 패밀리 비즈니스화 하고 있다. 미디어매쓰가 디지털 영역의 광고대행사 애드로이트 디지털을 인수해 패밀리 그룹을 형성한 것이 그 예다.

애드테크 기업간 연결을 통해 성과를 높이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최근 오라클이 인수한 블루카이는 DMP분야에 특화된 클라우드 기반의 애드테크 기업이다.

이 회사는 미디어매쓰에 데이터를 제공, 회사의 매체집행 효율성을 높여준다.

10억 개 이상의 소비자 프로파일 데이터를 기반으로 타깃 분석의 정확도를 높여주는 것이다. 광고 캠페인뿐만 아니라 소설 미디어 메시지, PR, 판매 전략 등 광고주가 데이터 분석결과를 적용하고자 하는 모든 분야에 두루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더구나 회사는 DAS(Data-As-Service) 클라우드 서비스로 서비스 이용에 따른 비용부담도 줄여주고 있다. 미디어매쓰의 경쟁사인 턴(Turn)은 DMP와 DSP 모두를 탑재한 애드테크를 최적화하며DMP-DSP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온라인 광고협회인 IAB에 따르면 온라인, 모바일의 ‘프로그래매틱 구매(Programmatic Buying)’가 이제 20%를 넘어서 대중화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는 턴이나 미디어매쓰 등의 서비스가 크게 기여하고 있다. 프로그래매틱 구매는 적확한 타깃 분석과 이에 부합한 광고 사이트를 시스템적,체계적으로 구매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 고도로 발전하면 ‘실시간 경쟁구매(RTB, Real-time Bidding)’가 된다.

애드테크 기업들은 타깃에 대한 이해와 전 세계에 걸쳐 광고를 제공하는 사이트에 대한 실시간 수요.공급 상황을 면밀히 파악해 광고주에게 가장 유리한 거래를 성사시켜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대홍기획이 턴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RTB 등 광고 집행 플랫폼을 발전시키고 있다.

P&G가 미디어매쓰와 광고 집행 효율화를 실험했다면, 크래프트는 턴과 함께 광고 집행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30여 개 브랜드에 대해 턴을 통해 프로그래매틱 구매를 추진, 마케팅 효과를 높이는 것이다. 크래프트가 확보한 고객 데이터와 ‘제3자 데이터(Third Party Data)’를 결합해 광고 선정의 정확도를 높이고 있는데, 올해 200% 이상의 투자자본수익률(ROI) 제고 효과를 거뒀다.

광고산업 내 애드테크 기업간 연결과 그에 따른 새로운 가치사슬의 창조는 지금도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애드테크 서비스 활용 역시 글로벌 기업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이를 반영하듯 미국에서는 2007년부터 RTB가 광고 시장에 도입되면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세분화된 타깃 광고가 확산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인 IDC에 따르면 현재 미국 온라인 디스플레이 배너 광고의 20% 이상이 실시간 경매로 거래되며2018년까지는 50%로 성장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광고 집행 과학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매장 위치정보 및 구매 정보와 애드테크 플랫폼을 결합해 운용한다면 광고의 효율과 마케팅 효과를 함께 높이는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금까지 광고집행 플랫폼이 보는 데 집중해 왔다면 이를 구매 부분과 결합해 분석, 구매행태와 결과를 알게 된다면 마케팅의 성과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앞서 크래프트사가 시도했듯 자체 고객 데이터와 외부 데이터를 결합해 고객의 구매행동 여정을 분석하면 무한한 활용기회가 열리게 된다. 이제 무한한 데이터를 품을 수 있는 기술의 발달로 광고주 입장에서는 잠재 소비자를 찾아내고 그들의 데이터를 분석해 판매를 늘릴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탄탄한 베이스캠프가 되어줄 타깃 데이터, 오디언스 데이터(Audience Data)가 잘 정련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각 기업들이‘데이터 관리 플랫폼(DMP, Data Management Platform)’ 분야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아울러 데이터과학자들을 확보해 DMP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앞으로 애드테크는 광고대행사들에게도 많은 기회의 창을 열어 줄 것이다. 애드테크를 기반으로 광고대행사는 더욱 세밀한 타깃팅을 통해 광고효과를 높이고 실소비자의 광고 반응을 측정하여 추후 전략 수립의 방향성을 더욱 정교화게 설정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과실(果實)은 기다린다고 자연스럽게 찾아와주지는 않는다. 인모비는 금융공학을 했던 이방인들이 테크의 가능성을 광고에 접목한 과감한 실험을 했다.

R/GA는 실리콘밸리와 매디슨의 동거를 시작해 새로운 분야의 선도자가 됐다. 이처럼 ‘Make-Break-Make(만들고, 부수고, 만들고)’의 도전들이 있어야 혁신을 얻을 수 있다. 그간 기존의 광고대행사들은 디지털의 영향을 과소평가해 온라인, 모바일 광고시장의 파이를 크게 확보하지 못했다. 이제는 그런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보다 과감하게 도전하고, 선제적으로 투자하며 새로운 애드테크 시대를 주도해가야 한다.

영감과 크리에이티브 중심의 기존 광고인 시각에 머물러서는 광고와 테크놀로지의 ‘행복한 결혼’을 준비할 수 없다.

글 오성수 대홍기획 커뮤니케이션전략연구소장

[본 기사는 테크M 2015년7월호 기사입니다. 최신 ICT 트렌드에 대한 다양한 기사를 매거진과테크M 웹사이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미래를 여는 테크 플랫폼 '테크M' 바로가기◀

▶‘하드웨어’ 관점을 새로 디자인하라

▶쿨러닝 스토리의 숨은 주인공, 틸트

▶R&D 모델로 떠오른 프라운호퍼, 어떻게 운영되나

▶‘스마트’한 온도조절기의 재발견, 네스트랩스

▶[어느 스타트업의 실리콘밸리 생존기-3] 네트워킹, 생존 그자체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