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게시글 본 회사, 어떤 직원이냐?" 요청에…

"블라인드 게시글 본 회사, 어떤 직원이냐?" 요청에…

방윤영 기자
2016.05.13 08:24

[스타트업 인터뷰]정영준 블라인드 대표, 궁금증 일문일답

폐쇄형 SNS '블라인드' 보안 시스템 설명 이미지/사진=블라인드 제공
폐쇄형 SNS '블라인드' 보안 시스템 설명 이미지/사진=블라인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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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기업의 사건·이슈가 사내 밖으로 흘러나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사례다. 이는 직장인들의 대나무숲인 SNS '블라인드'를 통해서 나왔다. 블라인드는 같은 직장 내 사람들끼리 익명으로 소통할 수 있는 SNS다. 익명성이 보장 된다는 장점이 있어 사내 민감한 불평·불만 등이 게시 되기도 한다.

앞선 사례처럼 블라인드를 통해 굵직한 이슈들이 불거지면서 직장인 사용자들 사이에선 '익명성이 정말 보장되는 게 맞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정영준 블라인드 대표는 "사용자 정보는 블라인드 관계자도 모르게 해뒀다"며 "처음부터 해킹 등을 염두에 둬 '우리가 모르면 아무도 알 수 없겠다'는 것을 기본으로 보안 시스템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블라인드 보안 시스템에 대한 궁금증과 해답을 정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블라인드 관계자도 사용자 정보를 알 수 없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처음 블라인드에 가입할 때 회사 소속을 확인하는 인증 데이터와 이후 활동 데이터의 연관성을 완전히 끊어 놨다.

블라인드는 사용자가 가입할 때 해당 회사 소속인지 확인하기 위해 회사 이메일 계정으로 인증한다. 이때 이름이나 나이, 성별, 전화번호 등 어떠한 개인 정보도 요구하지 않는다.

앱 내에서 활동할 때에는 완전히 다른 데이터를 생성한다. 인증과 가입자 활동 데이터의 관계를 끊어 놓은 것이다. 개인정보를 보관하고 있지 않아 사용자가 비밀번호 분실 시 재가입 절차를 받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따라서 블라인드 관계자 조차 가입자의 개인정보를 알지 못한다.

-회사 이메일로 인증하면 블라인드 가입 여부를 알 수 있어 추정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이메일 인증이 곧 회원가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사용자가 인증 후 가입 절차를 밟아야 한다. 따라서 개인이 블라인드 이메일 인증만 받았을 뿐 가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면 회원가입 여부를 알 수가 없다.

-다른 SNS처럼 공권력이 정보 공개를 요구할 경우에는 공개될 수 있지 않나?

▶앞서 말했듯 블라인드 관계자도 개인 정보를 보관하고 있지 않아 제공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 공권력이 개입되는 경우 '누가 어떤 글을 썼는지'가 문제가 될텐데 서버 등을 수사를 해도 나오는 정보가 없다.

혹시 모를 해킹에도 대비, 앱 소스 코드부터 서버까지 이중 삼중으로 암호화해뒀다. 서버는 미국 등지에 분산해 뒀다.

-회사 등에서 민원을 받은 적이 있나?

▶간혹 명예훼손의 여지가 있는 게시글에 대해 회사가 경찰을 통해 정보 공개를 요청하는 경우가 있었다. '특정 게시글을 어떤 직원이 쓴 것 같은데 확인해 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그때마다 블라인드 보안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고 있다.

-사용자를 알 수 없다면 블라인드 운영에 책임을 물어 소송을 걸 경우에는 어떻게 하나?

▶그런 일은 없지만 블라인드에 소송을 제기하면 미국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 블라인드는 본사를 미국에 두고 있고 한국은 지사로 운영되고 있어서다. 미국은 표현의 자유에 중점을 더 두는 편인 것으로 알고 있다.

-사내 특정인을 공격하는 명예훼손 등의 문제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서비스 운영정책을 고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신고기능과 징계정책을 마련해놓고 있다. 특정 글을 신고했다고 해서 무조건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 수 대비 '좋아요'와 '신고수', 댓글 수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한다. 계속 신고가 되는 사용자는 일정 기간 글을 쓸 수 없도록 하는 등의 징계도 내릴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조직이 커질수록 개개 조직원들의 목소리를 담을 수 없는 한계가 존재한다. 블라인드가 소통창구로 활용돼 회사에서 블라인드를 모니터링하고 개선하는 긍정적인 사례도 있다. 조직의 의미있는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수단으로 블라인드가 활용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동안 사내 자체 사이트에 익명 게시판이 있었으나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는 한계가 있었다. 블라인드는 이 점을 착안, 개발한 서비스다. 익명이란 도구를 활용해 조직 내 소통을 늘려 갈등을 줄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 블라인드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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