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구글타운' 알록달록 자전거의 정체는?

[르포]'구글타운' 알록달록 자전거의 정체는?

마운틴뷰(미국)=김지민 기자
2017.05.17 16:00

미국 마운틴뷰 본사 방문기…아침부터 저녁까지 음식 무료 제공·격식 대신 실용 갖춘 건물들

/사진=김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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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개발자행사 '구글 I//O' 개막을 하루 앞둔 16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타운' 사잇길로 자전거들이 쉴 새 없이 오갔다. 구글타운은 구글 본사 건물들이 밀집된 지역을 말한다. 구글 직원들은 파랑 빨강 노랑 초록 등 구글 로고를 상징하는 색상이 각각 손잡이와 바퀴, 안장 등에 한 자리씩 차지한 장난감 같은 자전거를 타고 이동한다.

"여기서부터 저 끝까지가 구글타운이에요." 2009년부터 이곳 본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동휘 구글 매니저가 가리키는 손끝은 저 멀리 산등성이를 넘어서고 있었다. 평지이긴 하지만 걸어서 다니기에는 건물과 건물간 거리가 제법 멀다. 이곳에서 구글러(구글 직원)들이 자전거를 애용하는 이유다. 건물 곳곳에 세워진 자전거를 타고 목적지까지 이동한다. 자전거를 타고 옹기종기 이동하는 구글러들을 보고 있자니 회사라기보다 대학 캠퍼스 같았다. 이 곳은 구글캠퍼스로도 불린다. 구글이 탄생한 곳도 본사에서 몇 킬러미터(㎞) 정도 떨어진 스탠퍼드 대학 기숙사다. 청바지에 티셔츠, 스니커즈 차림 대신 양복을 입은 사람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구글은 구글타운의 정확한 면적을 공개하지 않지만 약 29만 제곱미터(㎡) 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장 40개와 맞먹는 크기다. 평지에 흩어진 건물 수만해도 100개가 넘는다. 3, 4층의 낮은 건물들이 성냥갑처럼 놓여 있다. 건물 사이의 간격이 넓은 편인데 어디 하나 쓸모없는 공간이 없어 보인다. 고개만 돌리면 언제든 앉을 수 있는 깨끗한 벤치가 보였고, 구글러의 정체성을 느끼게 해주는 안드로이드 모형이 가까이 있었다. 지난해 구글 I/O에서도 전시됐고 구글타운을 누빈다는 구글 자율주행차는 눈에 띄지 않았다.

/사진=김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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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듣던 구글의 '유명한 식당'은 건물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마운틴뷰 사옥에만 30개 이상의 식당이 있다. 방문객은 반드시 구글 직원과 동행해야 식당에 들어갈 수 있는데, 입장하고 나서는 여느 직원들처럼 뷔페식으로 무료로 식사 할 수 있다. 오전에 찾은 '요시카 카페'에선 콩, 샐러드, 과일, 닭가슴살 등 건강식을 연상케 하는 음식이 즐비했다. 콜라 대신 각종 차와 쥬스가 선반에 놓여 있다.

낮 12시를 조금 넘겨서 들른 '찰리카페'는 불고기, 커리, 김초밥, 샌드위치, 샐러드, 피자 등 동서양 요리가 나라별로 푸짐하게 마련돼 있었다. 구글의 전직 요리사 찰리 에이여스의 이름을 따 만든 이 식당은 매주 목요일 오후 래리 페이지, 세르게리 브린 등의 창업자와 경영진이 모여 회사 전반에 대해 토론을 펼치는 'TGIF'(Thanks God, It's Friday)'를 여는 곳이기도 하다. 식당 한켠에 별도 무대도 마련돼 있다.

/사진=김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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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개를 위한 학교, 피자 식당, 암벽 등반용 벽, 오픈 시네마 같은 직원들의 복지 공간도 많다. 식당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문을 열어 둔다. 명분은 직원들이 저녁 늦게까지 일하거나 주말에도 나와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다른 말로는 구글 직원들이 그만큼 고되게 일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구글타운은 우아하지는 않지만 효율적으로 보였다. 건물 안에 들어가면 벽과 층으로 나뉘는 경계가 느껴지지 않는 섬세함이 돋보인다. 벽에는 다양한 포스터와 액자들이 붙어있었고 사무실의 문은 대부분 유리로 돼 있다. 이곳에선 고위 경영진 간부도 폐쇄된 개인 사무공간이 없다는 말을 실감했다. 열린 공간에서의 협동이 창조를, 창조가 혁신을 낳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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