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서울페이, '병아리' 간편결제 시장 '약' 혹은 '독'

[MT리포트]서울페이, '병아리' 간편결제 시장 '약' 혹은 '독'

이해인 기자
2018.07.25 16:39

[공공페이 첫발]'소득공제 40%'의 힘, 간편결제 시장 촉매될까…中처럼 카드결제 뛰어넘을지 '관심'

#서울 강남의 테헤란로. 점심식사로 김치찌개를 먹은 30대 직장인 A씨는 결제를 위해 스마트폰에 깔린 간편 결제 앱(애플리케이션)을 연다. 메뉴판에 적힌 가격 옆에 그려진 QR코드를 대고 식사 값을 지불한다. 현금 결제보다 높은 40%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 영수증도 종이가 아닌 휴대폰 전자 영수증으로 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

오는 12월 시범운용 될 정부주도 간편결제 서비스 ‘서울페이’ 도입 후 예상되는 점심 식사 시간 풍경이다. 서울페이는 정부가 소상공인들을 위해 ‘수수료 제로’를 내걸고 추진 중인 간편결제 사업.

그런데 네이버,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 경쟁상대일 것 같은 간편결제 사업자들이 앞다퉈 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왜일까?

이는 당장의 수익을 내는 것보다 서비스의 저변 확대가 더 중요한 시기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선 소비자 입장에서 ‘40% 소득공제’라는 서울페이의 강력한 혜택이 간편결제 서비스의 저변을 넓히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5일 서울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페이라 불리는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제로 결제서비스’(이하 서울페이) 도입에 네이버, 카카오페이, 페이코, 티머니페이, 비씨카드 등 5개 민간 결제플랫폼 사업자들이 참여하기로 했다. 이들 사업자는 소상공인들에게 오프라인 결제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서울페이 이용자들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기존의 결제 플랫폼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고 소상공인들은 카드 결제 등에 투입되는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굵직한 플랫폼 사업자들이 ‘수수료 제로’를 선언하면서 서울페이에 합류한 표면적인 이유는 서울시의 소상공인 살리기 정책에 동참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면을 들여다보면 ‘간편결제 이용자 저변 확대’라는 절박함이 숨어 있다는 분석이다.

2016년 본격적으로 개화를 시작한 간편결제 서비스는 초기 시장 진입에 성공하며 큰 폭의 성장을 이뤘지만 ‘일상화’를 이루기엔 아직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신용카드 결제가 견고히 자리 잡은 데다 간편결제 이용자가 온라인 쇼핑을 주로 하거나 스마트폰에 익숙한 20~30대가 대부분이기 때문. 이 때문에 네이버페이가 지난해에만 간편결제 마케팅에 700억원을 쏟고 페이코 키우기에 나선 NHN엔터테인먼트 역시 최근 2년 간 700억원이 넘는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고 있지만 예상만큼 속도가 나지 않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간편 결제 비중은 지난해 기준 전체 결제 시장의 1.7%에 불과하다. 중국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와 텐센트의 위챗페이가 양대 글로벌 신용카드사의 결제금액을 넘어선 것과 비교된다. 지난해 중국의 모바일 플랫폼 결제 금액은 15조4000억달러(한화 1경7365조원). 이는 비자와 마스터카드의 결제 거래금액인 12조500억달러(약 1경4096조원)를 훌쩍 넘는다. 이 가운데 정부가 서울페이의 이용자 유인책으로 소득공제 40%라는 혜택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을 확대하고 자사 플랫폼으로 이용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플랫폼 사업자들이 송금 수수료 부담을 안고서도 서울페이에 합류한 이유는 간편결제 서비스의 저변 확대 때문”이라며 “다만 한번 고착화 된 습관을 바꾸는 게 어렵고 이용자 혜택이나 플랫폼 사업자들에 대한 지원책 등이 세부적으로 나오지 않은 만큼 실제 도움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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