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여금 내면 합법 지위 허용?…모빌리티 업계 '부글부글'

기여금 내면 합법 지위 허용?…모빌리티 업계 '부글부글'

서진욱 기자, 김지영 기자
2019.07.17 14:23

택시면허 기반 상생안 발표에 엇갈리는 업계 반응…제도권 편입 '기대' VS 진입규제 '우려'

/출처=국토부 '혁신성장 및 상생발전을 위한 택시제도 개편방안'.
/출처=국토부 '혁신성장 및 상생발전을 위한 택시제도 개편방안'.

정부가 17일 발표한 ‘혁신성장과 상생발전을 위한 택시제도 개편방안(이하 상생안)’을 두고 모빌리티 서비스 업계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택시 등 기존 사업자들과의 갈등으로 자리를 잡지못해온 모빌리티 서비스들이 제도권으로 본격 편입되는 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이번 혁신안이 택시 산업 보호를 근간으로 했기 때문에 모빌리티 산업의 혁신을 가로막는 진입장벽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더 많다.

◇‘기여금’ 내면 모빌리티 법적 지위 인정?=상생안의 핵심은 신규 플랫폼 운송(운송·가맹·중개) 사업 사업자들의 지위를 제도적으로 인정해 합법 영업을 보장하되, 이들로부터 수익금을 일부를 보전받아 택시 면허 매입과 택시 업계 복지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이번 상생안은 '타다' 등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에 대한 기존 택시업계의 반발을 누그러뜨리면서 주요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들이 안정적 사업 기반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것이 정부와 모빌리티 업계 일부의 말이다.

‘마카롱택시’ 운영사 KST모빌리티 관계자는 “상생안을 계기로 모빌리티 업체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으로 펼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며 “향후 서비스 확장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카롱택시는 승차거부 없는 프랜차이즈 택시 브랜드다.

◇“대기업 위주로 재편될 것” 설자리 잃는 스타트업=그러나 이번 상생안을 바라보는 상당수 모빌리티 업체들의 마음은 불편하다. ‘택시 면허 총량 규제’와 모빌리티 업계에 떠 맡긴 ‘사회적 기여금’이 새로운 진입장벽으로 작용해 업계 혁신을 가로 막을 것이라는 우려다. 당장 ‘타다’ 등 렌터카를 이용한 영업방식에 대해서도 정부가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타다’ 운영사 VCNC의 박재욱 대표는 이날 “국토부 발표는 택시 산업과 별도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시대적 요청과 가치를 수용하고 있다”면서도 “(이번 상생안이)택시산업을 근간으로 대책을 마련한 까닭에 새로운 산업에 대한 진입장벽은 더 높아졌다고 생각한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거액의 기여금 납부를 감수할 수 있는 대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스타트업들은 설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성준 차차크리에이션 명예대표는 “혁신적인 모빌리티 서비스들이 자리잡지 못한 상황에서 택시 보호를 위해 시장 규모를 제한하려는 의도”라며 “스타트업은 설 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택시 면허 감차분이 시장 수요에 턱없이 모자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는 현재 감차 사업으로 연간 900대 수준으로 감차하되, 모빌리티 업체들의 기여금으로 추가 매입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관리기구를 통한 면허 매입은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이뤄지며, 기여금 규모는 추가 용역과 업체들과 협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VCNC의 렌터카 기반 이동수단 서비스 '타다'. /사진제공=VCNC.
VCNC의 렌터카 기반 이동수단 서비스 '타다'. /사진제공=VCNC.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현재 운행 중인 타다 차량만 1000여대인데, 국토부 계획으론 타다를 온전히 수용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며 “여러 업체들이 면허 임대를 위해 경쟁할 경우 기여금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여지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박재욱 VCNC 대표는 “향후 기존 택시와 새로운 모빌리티 산업을 포함해 국민편익 확대 차원에서 새로운 접근과 새로운 협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카풀 이용자 단체인 승차공유이용자모임은 “국민들의 이동 편익을 위한 새로운 모빌리티의 등장과 택시·타다 상생안을 환영한다”면서도 “카풀로 시작한 공유경제 논의는 카풀의 실효성은 없애버린 채 택시 활용이라는 결과로 마무리돼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회적 합의 시 국민을 대변하겠다던 정부는 역할을 제대로 못했고, 우리나라에 어렵게 찾아온 공유경제의 기회를 막은 기존 업체는 다가오는 미래에 책임감을 갖고 행동한 것인지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승차공유이용자모임은 최근 국회 국토위가 의결한 카풀 시간제한 규제에 대해 헌법 소원도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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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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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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