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문자' 다른 지역인데 계속 오네…발송 기준 뭐길래

'재난문자' 다른 지역인데 계속 오네…발송 기준 뭐길래

김주현 기자
2020.03.04 05:10

거주지 기준 아닌 현재 위치 기반으로 온다…전국에서 최근 1주일 '하루 평균' 재난문자 291통

/사진=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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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성동구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지난주에만 서대문구, 동대문구, 광진구, 영등포구, 마포구, 양천구, 동작구, 송파구, 성동구, 경기도, 서울시, 환경부 등 총 12곳에서 보내는 코로나19 관련 재난문자를 받았다. A씨는 "얼마전 자전거를 타고 성동구에서 안양까지 내려갔을 땐 지나는 지역마다 재난문자가 울렸다"고 했다.

코로나19의 국내 확진자수가 3일 오후 기준 5000명을 넘어서면서 각 시군구 등 지방자치단체가 발송하는 재난문자도 급증했다. 최근 1주일동안 전국 지자체에서 하루 평균 291건의 재난문자를 쏟아냈다.

개인에게도 많게는 하루 10개가 넘는 재난문자가 전송되면서 피로감을 느끼는 시민들도 적잖다.

서울 사는데 경기도 문자?…발송 기준 뭐길래

4일 국민재난안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일까지 1주일동안 전국 지자체에서 발송된 재난문자는 총 2038통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재난문자 발송건수는 37건이다. 지난 주말(2월29일~3월1일) 이틀동안은 637건의 재난문자가 발송됐다. 행안부와 지자체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긴급 상황시 재난문자를 발송할 수 있다.

행안부는 2017년 재난문자 발송 권한을 17개 광역지자체로 확대했고 지난해에는 송출권한을 시‧군‧구 단위로 확대했다.

재난문자는 거주지 기준이 아니라 현재 머물고 있는 곳을 기준으로 발송된다. 개별적으로 파악해야하는 GPS를 이용하는 것은 아니고, 통신 기지국을 기준으로 경계선 안에 있는 휴대폰으로 일괄 발송되는 방식이다

예컨대 종로구청에서 종로구 지역을 대상으로 설정해 재난문자를 보낸다면 지역 안에 있는 기지국의 커버리지가 닿는 곳까지 재난문자가 전송된다. 서울시민이라도 경기도에 방문해있다면 경기도 지자체 문자를 받는다.

현재 재난문자 발송 범위는 수십 ㎞(키로미터) 반경이다. 서울시 전체 면적이 약 600㎢이고, 종로구가 약 24㎢, 군포시가 약 36.4㎢인 것을 고려하면 특정 시군구에 있는 사람들에게만 재난문자를 발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셈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휴대전화는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기지국과 연결되는데 그 기지국의 커버리지에 따라 조금 먼 곳에 있는 지자체의 재난문자가 올 수도 있다"며 "기지국 기반으로 위치를 파악하기 때문에 시군구를 칼같이 나눠 발송할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보공개 판단 기준도 '제각각'
지난달 21일 오전 대구 중구 반월당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출근하고 있다./사진=김휘선 기자
지난달 21일 오전 대구 중구 반월당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출근하고 있다./사진=김휘선 기자

코로나19 관련 긴급재난문자는 지자체별로 발송하는 내용과 정보 공개 수준도 제각각이다. 각 지자체가 자체 판단에 따라 문자를 작성해서 그렇다.

시내 확진자 발생 여부와 확진자의 이동 경로를 재난문자로 발송하는 지자체가 있는 반면 확진자가 없는 지역에선 '확진자가 없다'는 내용까지 재난문자로 발송한다.

정부가 재난문자 발송 기준 정해야한다는 의견도

코로나 관련 재난문자를 두고는 긴급한 내용이 아닌데도 문자를 보내 과도하다는 의견과 정보제공을 위해 그정도는 감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공존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많이 확산된 지역은 확진자의 동선공개 중요성이 떨어지지만, 아직까지 확진자가 많지 않은 곳은 자세한 동선 공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중앙정부차원에서 재난문자 기준과 내용, 형식 등을 통일한다면 꼭 필요한 정보만 지역민들이 받을 수 있어 효율적일 것이라고 조언한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학과 교수는 "지역 재난문자 형식이 통일되면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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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사회부 김주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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