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국민기업 카카오, 변해야 산다 ②

다시 불거진 카카오의 위기는 이번에도 계열사의 '돌출 행동'이 원인이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사회적 책임에 대한 경고등이 켜졌음에도 카카오의 각 계열사가 여전히 성장성에만 골몰한 결과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12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자진 사퇴한 류영준 신임 대표 내정자를 대체하는 새로운 리더십을 고심 중이다. 대체자 물색부터 여민수 현 공동대표의 단독대표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류 대표의 '스톡옵션 먹튀 논란'이 카카오의 실상을 대변한다고 본다. 사실상 스타트업의 집합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계열사의 자율성을 보장하지만, 각자도생식 의사결정이 위험수위를 넘었다는 것이다.
각 계열사가 IPO(기업공개)와 수익 실현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에서 카카오라는 브랜드가 가져야 할 사회적 책임과 무게를 망각했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계열사 사이에는 어렵게 성장했으니 보상도 누려야 한다는 인식이 깔린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택시요금 8800원 논란을 일으킨 카카오모빌리티의 '스마트호출' 인상은 성급한 수익화의 단적인 장면이다. 택시 시장의 지배력을 확신한 나머지 급격한 요금 인상을 단행했고, 이는 곧 여론의 질타로 이어졌다.
사회적 파급력이 큰 사안임에도 본사와 소통은 부재했다. 1조원 넘는 투자유치 과정에서 IPO(기업공개) 압박이 커지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무리수를 던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본사보다는 2, 3대 주주인 FI(재무적 투자자) 들의 눈치와 입김에 더 휘둘렸다는 것이다.
모빌리티 논란은 카카오 공동체의 골목상권 침해와 문어발식 확장에 대한 비판론으로 번졌다. 김범수 의장은 국내 기업 총수로는 처음으로 국감에 3차례나 불려 나왔다. 김 의장은 "성장에 취해서 주위를 돌아보지 않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문제는 국감 이후 반년도 지나지 않아 카카오페이 사태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외부에는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지만, 여전히 내부에서는 성장과 보상만 추구한 셈이다. 특히 이번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도 본사와 긴밀한 사전 조율이 없었다는 점에서 카카오 내부의 안이한 인식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카카오페이가 분기마다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온라인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인프라와 국민의 이용 때문"이라며 "기업이 스스로 크는 것은 아니므로 사회적인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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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계열사는 지난해 3분기 기준 141개, 해외로 확장할 경우 174개에 달한다. 상생 논란에 무리한 확장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여전히 사업적 필요로 다양한 M&A(인수·합병)를 이어가고 있다. 제2의 페이 사태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올해만 해도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상장이 예고돼 있다. 일본에 이어 프랑스 웹툰 시장에 진출한 카카오픽코마의 상장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장 정치권과 금융당국, 업계에서도 먹튀 방지를 위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카카오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
이번 논란이 대선 정국과 맞물리면 파급력은 상당할 전망이다. 지난해 모빌리티 사태도 국감과 맞물려 다양한 규제를 촉발한 만큼, 새 정부에서도 카카오에 대한 규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 카카오로서는 현사태를 빠르게 수습하는데 사활을 걸어야 하는 셈이다.
결국 국민적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성장의 방식을 새롭게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 극복을 위해 카카오가 QR코드와 잔여백신예약 시스템 개발에 기여한 것처럼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 하는 방식이다.
최경진 가천대 법대 교수는 "카카오는 일상생활에서 필수 요소로 자리를 잡으면서 삼성보다도 훨씬 영향력이 커졌다"며 "그런 만큼 기술 혁신에서 나아가 국민의 삶의 질을 얼마나 세밀하게 높이는가 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 교수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공감이 있는 인물들을 카카오의 지배구조에 배치시켜야 국민이 원하는 혁신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