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조작 주도 C씨, 경징계후 현재 팀장 보직
C씨 지침받은 외부전문가 D씨, 조사도 없어
D씨, 올해 8월까지 위원회 참여 수당도 챙겨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하 특구재단)이 2억원 규모 공모사업 입찰에서 특정 기업이 선정될 수 있도록 평가 점수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구재단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유관기관으로, 연구개발(R&D) 결과물을 통해 창업·기술사업화를 지원하는 기관이다. 입찰 비리 사건이 발생했지만 주도자는 경징계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특구재단 대구본부는 '대구창업캠퍼스 운영지원 사업' 입찰 평가서를 조작했다. 당시 입찰에는 3개 기업이 참여했다. 최초 선정결과를 보면 A업체가 86.6점으로 1위(선정), B업체가 83.8점으로 2위(예비)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사업에는 B업체가 선정되며 1·2위 결과가 뒤집혔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특구재단 직원 C씨와 평가위원장을 맡은 외부 전문가 D씨가 평가서를 조작했다. C씨는 권한이 없는 평가시스템 담당자의 아이디(ID)를 무단도용한 뒤, D씨에게 "대구 지역에 밀접하게 일할 수 있는 수행기관, 재무적으로 문제가 없는 기관이 선정됐으면 한다"고 전달했다.
이에 D씨는 자신의 개별 평가점수를 수정하는 방식으로 최종 평가결과를 뒤집었다. 그 결과 B업체는 85.8점을 받았고, 85.4점을 받은 A업체를 제치고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평가의견에도 손을 댔다. A업체에는 '재무구조 불안정' 등 부정적 의견을 추가했고, B업체에 대해선 '지역 소재 창업 지원기관으로 지역 내 협력 네트워크가 우수하다'는 긍정적 평가를 덧붙였다.
특구재단 감사 결과가 드러났지만 점수 조작을 주도한 C씨는 '견책' 처분만 받았다. 견책은 가장 가벼운 징계 처분이다. 처분 사유는 업체 청탁과 대가성 여부를 확인할 수 없고, 상급자 지시 여부도 파악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현재 C씨는 특구재단 본부에서 팀장직을 맡고 있다.
평가점수를 조작한 D씨는 외부인이라는 이유로 조사 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D씨는 2020년부터 2022년 8월까지 특구재단 평가위원으로 29번 더 참석해 수당 820만원을 챙겼다. 또 현재 특구재단이 주관하는 '한국형 과학단지 교육사업'의 과제책임자를 맡고 있다. D씨는 현재 이 사업의 운영기관인 대전 지역에 있는 대학교 부총장으로도 재직 중이다.
이와 함께 특혜 시비가 불거졌던 B업체는 현재 특구재단 내 다른 사업에도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 중이다. 당시 몰아주기 의혹 이후 특구재단 자체 위원회는 절차 불공정 판단을 내렸고, 해당 사업을 재공고했지만 A업체는 재평가에 불참해 결국 B업체가 재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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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원은 "공모사업 입찰 과정에서 부정이 발생했지만 사업팀장만 경징계 처분을 받고, 직접 점수를 조작한 평가위원장과 특혜를 입은 업체는 재단 사업에 여전히 참여하고 있다"며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혀 관련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과기정통부가 나서 철저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