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외를 막론하고 게임 업계에 옛것을 익혀 새로움을 안다는 '온고지신' 열풍이 불고 있다. 출시된 지 10년이 넘은 장수 게임들이 새로운 클래스와 스토리를 출시하고 환경에 변화를 줘 유저들을 '록인(Lock-in)'하는 모습이다.
4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는 최근 7년간 이어온 '로스트아크'의 1부 최종 스토리를 마무리했다. 1부 최종 퀘스트가 출시되자 한국 서버에서 기념 방송이 열렸고 지난 1월 진행된 1부 스토리 마무리 기념 라이브 방송은 10만명 넘게 시청했다.
스마일게이트는 로스트아크의 서사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공식 세계관 설정집과 아트북을 발매해 유저들이 게임 속 이야기에 몰입할 기회를 계속해서 제공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유저들에게 2부 스토리 토대를 밝히고 새로운 레이드 보스와 설정을 공개해 마치 새로운 게임처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2005년 출시해 20년을 넘긴 '던전앤파이터'는 게임 수명 연장을 위해 커뮤니티 결속과 글로벌 확장에 힘쓰고 있다. 개발사인 넥슨의 네오플은 지난해 말 DNF(던파 페스티벌)를 유튜브에서 영어로 실시간 중계했다. 던파 제작진은 오래전부터 정기적인 라이브 방송과 개발자 노트를 통해 업데이트의 방향을 설명하고 유저 의견을 수렴해 반영하는 등 투명한 운영으로 경쟁력을 유지한다.
글로벌에서는 블리자드가 2004년 출시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대표적이다. 블리자드는 지난해 12월 출시한 확장팩 프롤로그 패치에서 21년 만에 유저들이 오래전부터 요구해 온 플레이어 하우징(집짓기)을 도입했다. 단순히 생활 콘텐츠를 추가한 것을 넘어 20년 넘게 쌓아온 콘텐츠를 재활용하려는 전략이다. 블리자드는 하우징 장식을 얻기 위해 오래된 던전과 레이드 보스의 드롭 아이템, 과거 업적 보상을 활용하도록 설계했다.
2009년 출시한 '리그 오브 레전드'도 최근 특수 게임 모드 '무작위 총력전: 아수라장'을 공개했다. 기존 무작위 총력전 규칙을 유지하며 증강 요소 도입으로 전략성을 더해 새로운 재미를 제공했다. 또 연간 단일 시즌 대신 두 개의 랭크 스플릿을 도입해 시즌 초반 연속적 리셋 부담을 줄였다. 이는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의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처럼 국내외 게임사들이 장수 게임에 신경 쓰는 이유는 새로운 IP(지식재산권)를 개발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고 흥행 실패에 대한 위험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최근 게임 업계는 인건비 상승 등으로 개발비가 증가해 새로운 IP보다 기존 IP를 살리는 경향이 높아졌다. 올해 전 세계적으로 최고 기대작인 GTA6의 경우 개발비만 2조원가량으로 추산된다. 마케팅 비용까지 더하면 2조70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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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업계 관계자는 "과거 신작이 계속 등장할 때와 달리 지금은 이미 출시한 게임을 안정적으로 오래 운영하는 능력이 게임사에 필수적으로 요구된다"며 "이제는 게임 개발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운영 기술도 필요해졌다. 게임을 단순한 플레이 대상이 아니라 이야기와 경험을 공유하는 문화 공간으로 확장하고 유저 참여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