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갈등'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외부 반도체'…1분기에만 2조 규모 사들여

'노사 갈등'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외부 반도체'…1분기에만 2조 규모 사들여

이찬종 기자
2026.05.19 08:30

삼성전자 1Q 모바일용 메모리 2조원어치 매입
메모리 품귀로 가격 오른 탓…증가세 안 꺾여
1Q 영업익 34.9↓에도 "선방", 상고하저 전망

삼성전자 DX부문 1분기 주요 원재료 매입 현황/그래픽=김다나
삼성전자 DX부문 1분기 주요 원재료 매입 현황/그래픽=김다나

반도체 부문의 성과급 기준을 두고 삼성전자(273,250원 ▼7,750 -2.76%) 노사 갈등이 깊어진 가운데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모바일경험)부문은 마이크론 등 외부 기업에서 분기당 조 단위 메모리 반도체를 수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실적을 견인한 메모리 가격 폭등이 MX부문에는 '원가 압박'으로 다가오는 셈이다. 아직 가격 오름세가 꺾이지 않아 MX부문 올해 실적은 '상고하저'로 전망된다.

마이크론 등 외부에서 2조원어치 메모리 사들여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 1분기 분기보고서상 DX부문 '주요 원재료 매입' 목록에 '모바일용 메모리'가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그간 이 목록에는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디스플레이 패널, 카메라 모듈 등 품목만 기재돼 왔는데 가격 급등으로 모바일용 메모리 비중이 커지자 추가된 것이다. DX부문은 생활가전, 스마트폰 등 비반도체 제품을 생산하는 부문으로 MX를 포함한다.

1분기 모바일용 메모리 매입액은 1조9930억원으로 DX부문 총 원재료 매입액의 9.4%를 차지했다. 자사 DS부문에서 매입한 내부 거래 물량을 제외한 순수 외부 수급액임에도 불구하고 카메라 모듈(1조 8888억원·8.9%) 매입액을 넘어섰다. 그 외 모바일 AP가 4조 2265억원(19.9%), 디스플레이 패널이 2조 1647억원(10.2%)이었다.

세계 최고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가 외부에서 메모리를 사들이는 건 부문별 '각자도생' 원칙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같은 법인 내 다른 부문이라 할지라도 원재료를 할인가에 넘기지 않고 외부 기업과 유사한 단가 협상을 거친다. MX부문도 DS부문보다 성능·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외부 기업이 있다면 해당 기업에서 메모리를 수급한다.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공급처도 다변화한다.

모바일용 메모리 주요 공급처로는 미국 마이크론이 이름을 올렸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에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해 온 파트너다. 특히 지난해 초에는 모바일 D랩 1차 공급사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지며 삼성전자 DS부문을 제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사장)은 당시 기자 간담회에서 "공급망 안정성을 위해 복수 협력사로부터 부품을 공급받는 것은 일관된 기조"라며 "특정 시점에 특정 협력사 제품이 더 많이 쓰일 수는 있으나 전체적으로 삼성 반도체가 가장 많이 쓰인다"고 일축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사장)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 언팩 2026'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뉴스1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사장)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 언팩 2026'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뉴스1
1분기 선방…"올해 상고하저일 듯"

하반기 MX부문은 고군분투를 이어갈 전망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오름세가 꺾이지 않아서다. 삼성전자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모바일용 메모리 가격은 지난해 연평균 판매가 대비 107% 증가했다. 모바일 AP와 카메라 모듈 가격도 같은 기간 각각 12%, 15% 올랐다. 갤럭시 S26 시리즈 가격 인상과 울트라 기종 쏠림 현상으로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격(ASP)이 23% 상승했지만 원가 상승 폭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다.

삼성전자 MX·네트워크 사업부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34.9% 감소했지만 메모리 가격이 급등한 만큼 업계에선 '선방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문제는 하반기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아직 고점이 아니라는 분위기"라며 "올해 삼성전자 MX 사업부 실적은 '상고하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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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종 기자

안녕하세요. 정보미디어과학부 이찬종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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