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 데이터센터 '삼중고'] ④가장 중요한 전력 공급 계획 부족

AI(인공지능)데이터센터(AIDC) 구축 지원을 위한 'AIDC 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달 초 △비수도권 AIDC에 대한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 △복합 인허가 절차 단축을 위한 타임아웃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특별법을 처리했다. 그런데 정작 핵심인 전력공급대책이 빠졌다.
18일 IT(정보기술)업계에 따르면 AIDC는 24시간 365일 멈추지 않고 가동돼야 하는 대표적 전력 다소비시설이다. 안정적인 전력확보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현재 국내 AIDC가 수도권에 집중된 이유도 전력공급 때문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비수도권 분산을 유도하기 위해 AIDC가 발전사업자로부터 직접 전기를 구매할 수 있도록 PPA(전력구매계약) 범위를 재생에너지와 LNG(액화천연가스) 발전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최종 법안에서 LNG 발전사업자가 제외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과정에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 데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반대의견을 낸 영향이 컸다. 기후부는 LNG를 PPA 대상에 포함할 경우 전력계통 운영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 수도권에 집중된 LNG발전소와 비수도권 AIDC간 계약이 늘어나면 지역 내 생산·소비원칙에도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시민단체까지 특별법이 전력·환경규제를 완화한다며 비판에 나서면서 결국 LNG 관련 조항이 빠졌다.
챗GPT 운영사 오픈AI는 AIDC 전력확보를 위해 LNG 발전설비를 병행 구축한다. 메타는 데이터센터 인근에 가스 발전소를 짓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구글은 수력과 가스발전, SMR(소형모듈원자로) 등 지역별 여건에 맞는 전원을 조합해 PPA 계약을 한다. 일본 역시 LNG발전소 인근에 AIDC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AI데이터센터는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장기목표와 별개로 당장 안정적 전력이 필요하다"며 "현실적 대안인 LNG까지 배제하면 지방 AIDC 유치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정부는 현재 전력망 체계 안에서 대응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기후부는 지난달 열린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전력수요 전망 공개토론회'에서 2040년 기준 최대 전력 수요를 131.9GW로 전망했다. 변화하는 산업 수요를 반영해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현장에선 정부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본다. AI 산업 성장 속도를 감안하면 실제 수요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 것이라는 견해다.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과기부와 국회가 협력해 이번 특별법을 통과시킬 수 있었다. 이는 대한민국이 AI G3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국가 인프라 확충의 첫 단추"라며 "AIDC 전력 공급 불균형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인 만큼 법정 고시 공백과 수도권 전력 병목, PPA 활성화 등 후속 대책을 끝까지 챙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