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 데이터센터 '삼중고'] ③

데이터센터 건립여부를 결정하는 전력계통영향평가제도가 법정 고시조차 없이 2년째 '시범운영' 형태로 운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천억 원이 투입되는 기업의 인프라 결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기준에 따라 이뤄지는 셈이다.
18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전력계통영향평가 고시 제정안을 마련 중이다. 고시안이 완성되면 부처 내 규제영향평가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력계통영향평가는 2024년 6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시행과 함께 도입됐다. 지정된 지역에서 일정규모 이상 전기를 사용할 사업자는 평가를 받고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실제 심사기준은 장관 고시로 정하도록 했지만 법 시행 2년이 다 되도록 세부규정은 마련되지 않았다.
가장 큰 쟁점은 기술평가부문 중 '평가 대행자' 기준이다. 전력계통영향평가서를 대신 작성하는 전문업체의 자격요건을 놓고 정부와 업계의 의견이 갈린다. 업계는 "대행업체가 되기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전문인력 기준이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한다.
수도권 전력수요를 사실상 제한하는 제도라는 점도 부담이다. 기업의 반발이 커지면서 정부는 앞서 2차례 입법예고를 추진했지만 결국 고시 제정에는 실패했다.
고시가 없으니 기업들은 명확한 기준 없이 투자결정을 내려야 한다. 특히 AI(인공지능)데이터센터는 수천억 원이 들어가는 대형사업인 만큼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투자부담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업계는 이런 행정공백이 국내 AI 인프라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연내 고시 제정도 아직 장담하기 어렵다. 현재 규제영향분석 단계에 머물러 있고 이후에도 △입법예고 △규제개혁 심의 △공포 등 절차가 남았다. 규제개혁 심의에만 최대 60일이 걸릴 수 있어 법 시행 2년이 지나도록 기준 마련이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기후부 관계자는 "최대한 고시 제정을 서두르고 있다"며 "빠르면 7~8월, 늦어도 올해 안에는 제정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