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치료 기술, 한우에 접목했더니…"우량소 낳소" 축산업 새지평

난임치료 기술, 한우에 접목했더니…"우량소 낳소" 축산업 새지평

류준영 기자
2026.08.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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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모두사이언스 김주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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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사이언스 김주환 대표/사진=모두사이언스
모두사이언스 김주환 대표/사진=모두사이언스

"난임센터에서 20년 넘게 연구하며 쌓은 기술이 축산에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김주환 모두사이언스 대표는 난임센터 전문연구원으로 20여년간 근무한 뒤 인간 생식기술을 한우 산업에 접목하기 위해 창업했다. 인간 난임치료에 사용되는 수정란 배양·동결, 무균 배양 시스템을 한우 수정란 생산에 적용하면서 새로운 축산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 회사는 병원과 축산이라는 두 영역을 모두 이해하는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사람에게 적용해 검증된 기술을 축산에 적용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무호르몬 생산·출장 OPU·무균 배양실… '병원급 기술'로 만드는 한우 수정란

모두사이언스가 가장 집중하는 분야는 '한우 수정란 생산'이다. 국내 한우 개량은 대부분 인공수정에 의존해 왔지만 이 방식만으로는 우수 유전자를 빠르게 확산하는 데 한계가 따른다. 김 대표는 수정란 생산 기술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우수한 암소 난자를 채취해 수정란을 만든 뒤 여러 농가에 공급하면 세대를 여러 번 건너뛰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한우 개량 기간을 최대 7년 정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두사이언스는 '출장 OPU'(Ovum Pick-Up)를 운영한다. 기존엔 농가가 연구기관을 찾아갔다면 출장 OPU는 이동형 연구실이 반대로 농가를 직접 찾아가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강원 춘천부터 경북 포항까지 전국 어디든 직접 찾아가 우수한 암소의 난자를 채취한 뒤 익산 연구소로 운반한다"며 "운반 과정에서도 난자의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수 배양액을 사용하는 등 세심한 관리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모두사이언스는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무균 배양실도 구축했다. 난임센터에서 사용하던 무균 시스템을 그대로 축산에 적용한 것이다. 김 대표는 "사람의 수정란을 다루는 환경보다 더 높은 수준은 없다"며 "그 시스템을 그대로 축산에 적용했더니 기존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무균 배양실 구축 이후 수정란 발달률과 동결 후 임신 성공률이 크게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모두사이언스의 또 다른 핵심 기술은 OPU-IVP(생체 난자 채취·체외 수정) 기반 수정란 생산 시스템이다. 호르몬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 기존 방식과의 차이다. 종전엔 우수한 암소에 과배란 호르몬을 투여해 한 번에 여러 개의 수정란을 얻지만, 채취 후에는 난소가 회복될 때까지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고 생산 횟수에도 한계가 있다.

반면, OPU-IVP는 살아 있는 암소에서 난자를 직접 채취한 뒤 실험실에서 수정과 배양을 진행한다. 호르몬을 사용하지 않아 암소의 부담이 적고 일정 간격으로 여러 차례 난자를 채취할 수 있어 우수한 유전형질을 가진 수정란을 보다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배란 유도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난소 기능 회복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며 "소의 건강을 고려해 보통 2주 간격으로 난자를 채취하지만 기술적으로는 더 짧은 주기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우수한 공란우(난자를 제공하는 암소)에서는 한 번에 30~40개의 난자를 확보할 수 있다. 모두사이언스는 수정률 약 80%, 최종 배반포 생산률 65~70%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우수 유전자를 대량으로 확보해 전국 농가에 빠르게 공급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 대표는 "좋은 유전자는 한 농가만의 자산이 아니라 산업 전체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며 "우수한 유전자를 보다 많은 농가가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 수정란 사업의 가장 큰 가치"라고 말했다.

모두사이언스 김주환 대표/사진=모두사이언스
모두사이언스 김주환 대표/사진=모두사이언스
난임 치료 표준 '유리화 동결' 적용…AI로 번식 최적 시점도 제안

모두사이언스가 또 하나 강점을 갖는 분야는 수정란 동결이다. 국내 축산업계에서는 오랫동안 '완만 동결(Slow Freezing)' 방식이 주류였다. 작업은 간편하지만 수정란 생존율과 임신 성공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한계가 있었다.

김 대표는 인간 난임 치료 현장에서 이미 표준으로 자리 잡은 '유리화 동결' 기술에 주목했다. 수정란이나 난자를 초고속으로 냉동해 얼음 결정 생성을 막고, 해동 후에도 생존율과 품질을 높이는 보존 기술이다. 그는 "기술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정밀한 작업 과정"이라며 "무균 배양실과 숙련된 기술이 함께 갖춰질 때 높은 임신 성공률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모두사이언스는 한 걸음 더 나아가 AI 플랫폼도 구축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AI 기반 유전자원관리시스템'은 공란우와 수란우의 건강 상태, 번식 주기, 사료 섭취량, 분만 기록 등을 분석해 난자 채취와 수정란 이식의 최적 시점을 제안한다. 김 대표는 "기존에는 농가의 경험에 의존했던 번식 관리가 앞으로는 데이터와 AI 기반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누구나 일정 수준 이상의 번식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플랫폼으로 당장 큰 수익을 내겠다는 생각보다 농가와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농가의 경쟁력이 높아져야 회사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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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영 기자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미래사업부) 차장 ·한국과학기자협회 이사 ·카이스트 과학저널리즘 석사 졸업 ·한양대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 ·2020년 대한민국과학기자상 ·(저서)4차 산업혁명과 빅뱅 파괴의 시대(공저, 한스미디어) ■전문분야 -벤처·스타트업 사업모델 및 경영·홍보 컨설팅 -기술 창업(후속 R&D 분야) 자문 -과학기술 R&D 정책 분야 컨설팅 -과학 크리에이터를 위한 글쓰기 강연 -에너지 전환, 모빌리티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자문 -AI시대 기술경영 및 혁신 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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