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녀고용평등법 개정 후 육아휴직 기간이 최대 1년 6개월로 늘었지만 일부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은 여전히 육아휴직자의 근속을 최대 1년까지만 인정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4개 기관은 약 1년 7개월간 개정 남녀고용평등법을 반영하지 않은 육아휴직 규정을 운영했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제2항은 육아휴직 기간을 1년 이내로 하면서 같은 자녀를 대상으로 부모 모두가 육아휴직을 3개월 이상 사용한 경우 등에는 6개월 이내에서 추가로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같은 조 제4항에 따라 육아휴직 기간은 근속기간에 포함된다. 부모가 함께 육아휴직을 쓸 경우 각자 최대 1년 6개월까지 근속기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셈이다.
KIST는 '2014년 공동단체협약'에 따라 육아휴직 기간을 최대 3년으로 확대했지만 이듬해인 2015년 8월 '퇴직금 지급규정' 제6조제2항에 "단, 남성의 육아휴직은 1년만 근속기간에 포함한다"는 단서를 넣었다. 이후 '2019년 공동단체협약'에 따라 최대 3년의 육아휴직 기간을 모두 근속기간으로 인정하도록 바꿨어도 '퇴직금 지급규정'은 바뀌지 않았다. 여성은 퇴직금 산정 시 휴직 기간 3년을 모두 근속기간으로 인정받는 반면 남성은 1년만 인정돼 나머지 2년만큼 퇴직금 산정에서 불이익을 받는 구조다.
지질자원연은 육아휴직의 근속 인정 기간을 △첫째 자녀 1년 △둘째 자녀 2년 △셋째 자녀 이후 3년으로 자녀 순서에 따라 차등을 두고 있다. 근속기간에서 빠진 휴직 기간은 경력점수에 가산되지 않는다. 첫째 아이를 키우는 직원이 법이 보장한 1년 6개월의 육아휴직을 쓰더라도 6개월은 경력에서 사라진다.
에너지연은 육아휴직 최초 1년(셋째 자녀 이후 2년)까지만 근속기간에 산입한다. 지난 9월 취업규칙을 개정해 공포했지만, 법 개정에 따른 추가 6개월 근속 산입 규정은 반영하지 않았다.
원자력연의 퇴직금지급규정은 육아휴직 기간 중 자녀당 최초 1년(셋째 자녀 이후는 전 기간)만 근속기간에 포함한다. 경력평점기준에는 최대 1년 6개월의 육아휴직 기간을 반영했지만, 퇴직금 규정에는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황 의원실은 자료 요구 이후 4개 기관이 규정 정비에 나섰다고 밝혔다. KIST는 남성 육아휴직자에 대한 퇴직금 산정 시 근속기간을 1년으로 제한하는 단서 조항을 올해 12월 말까지 삭제할 방침이다. 아울러 기존 남성 육아휴직자 중 1년을 초과해 사용한 직원에게 추가 근속기간을 인정하고 퇴직연금 기관부담금 소급분을 납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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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자원연, 에너지연, 원자력도 각각 관련 규정을 개정하겠다고 의원실에 밝혔다.
황 의원은 "'아빠 육아휴직'이 늘어나는 시대에 국가 연구기관이 '남성은 1년만'이라는 낡은 규정을 11년이나 유지해온 것은 명백한 성차별"이라며 "NST는 23개 출연연의 근속·경력·보수 규정 전반을 다시 전수 점검해 성별·자녀 별 차별이 없도록 즉각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