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을 안 와? 문제 있다" 말한 뒤 업무 배제...'직장 내 괴롭힘'일까

"회식을 안 와? 문제 있다" 말한 뒤 업무 배제...'직장 내 괴롭힘'일까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10.19 14:47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송변의 법으로 본 이슈]

[편집자주]  유명인의 사건부터 생활 속 논란까지 일상과 맞닿은 다양한 사건을 법률과 판례를 바탕으로 변호사 기자가 쉽고 정확하게 풀어드립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입니다./사진=게티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입니다./사진=게티이미지

직장인 A씨는 퇴근 후 예정된 팀 회식에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그러자 상사는 회식 불참이 문제라는 발언을 하더니 이후 A씨를 주요 업무에서 잇따라 제외시켰다. 업무 능력이나 실적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A씨는 자신이 회식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은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상사가 퇴근 후 회식 참석을 사실상 강요하고 불참을 이유로 공개적으로 질책하거나 업무에서 배제하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

근로기준법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규정한다. 이때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가해 행위의 내용과 정도, 업무상 필요성, 근로자가 입은 피해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회식 불참을 이유로 공개적으로 질책하거나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고 압박하고, 정당한 업무상 이유 없이 주요 업무에서 배제했다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다. 상사가 회식 참석 여부를 평가와 직접 연결하는 발언을 했고 이후 실제로 업무 배제까지 이어졌다면 두 행위 사이의 관련성을 살펴봤을 때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어떤 행위가 반복됐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 차례의 행위라도 내용과 정도에 따라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섰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다만 A씨가 회식 불참후 업무에서 배제됐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상사가 업무상 필요에 따라 담당 업무를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면 사정이 다를 수 있다. A씨의 인사평가가 낮아졌더라도 업무 실적이나 평가 기준 등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회식 불참에 따른 부당한 불이익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회식 불참과 불이익 사이의 인과관계, 업무 배제의 이유와 경위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실제로 있었던 유사 사건에서 상급자는 회식에 불참한 직원을 공개적으로 면박하고 부하 직원에게 '어디서 1차만 하고 집에 가냐'는 취지의 부정적 발언을 했다. 상급자는 이밖에 직원에게 사적 심부름, 차량 운송, 음주 강요, 성희롱 등을 했고 이에 대해 법원은 사정을 종합해 직장 내 괴롭힘 및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회식 불참을 이유로 불이익을 받았다고 의심된다면 관련 발언이 담긴 메신저나 이메일, 업무 배제 전후의 업무분장 자료, 인사평가 기록 등을 확보해 둬야 한다. 회식에 빠졌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겠다는 발언이 있었고 이런 발언과 비슷하게 실제 업무 배제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자료가 있다면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접수되거나 사용자가 발생 사실을 인지하면 사용자는 지체 없이 객관적인 조사를 해야 한다. 조사 결과 괴롭힘이 확인되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또 괴롭힘을 신고한 근로자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근로자에게 해고 등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송민경 (변호사)기자

안녕하세요.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