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 되는 우리 술

약이 되는 우리 술

송동석 효명한의원장
2009.06.20 12:31

[머니위크]한의사가 쓰는 生生건강법

식습관의 서구화와 그에 따른 음주문화의 변화로 와인 맥주 등에 밀려 홀대받던 우리 전통 술 막걸리의 인기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최근 들어 막걸리를 과일과 혼합한 칵테일로 즐기는 등 현대의 옷을 입고 새롭게 등장해 젊은 층을 비롯한 애주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각 지방마다 독특한 맛의 전통 술이 약 140여가지가 된다. 다양한 종류만큼 제조법도 다양하지만 모두 쌀과 누룩을 재료로 만들어지는 발효주라는 공통점이 있다. 술은 어떻게 걸렀느냐에 따라 맛과 도수, 색깔이 달라진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술이 탁주 즉 막걸리다. 막걸리는 주로 찹쌀ㆍ멥쌀ㆍ보리ㆍ밀가루 등을 찐 다음 건조시켜 누룩과 물을 섞고 일정한 온도에서 발효시킨 것을 걸러 짜낸 술이다. 잘 빚어진 막걸리는 단맛ㆍ신맛ㆍ쓴맛ㆍ떫은맛이 잘 어우러지고 감칠맛과 시원한 맛이 있어 갈증 해소에도 그만이다.

동의보감에서 술은 약의 기운이 잘 퍼지게 하고 온갖 사기와 독기를 없애며, 혈맥을 통하게 하고 장과 위를 든든하게 하여 피부를 윤택하게 한다고 기록 되어 있다. 옛 어른들은 술을 '藥酒'(약주)라고 부르며 반주로 즐기기도 했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빙자한 현대인들의 잦은 폭음은, 술을 건강을 해치는 대표적인 독으로 바꿔놓고 말았다.

그러나 술도 한의학에서는 엄연히 약이 된다. 한약에는 '약누룩'이라 하는 신곡이라는 약재가 있다. 막걸리용 누룩과 비슷한 약재로 동의보감에 의하면 입맛을 좋게 하고, 비(脾ㆍ지라)를 건강하게 하며, 음식을 소화시켜 곽란 설사 이질 등을 멎게 하는 등 소화 장애에 효과가 있어 탕제에 두루 쓰이는 약재이다. 이처럼 신곡이 약이 되듯이 누룩이 들어간 막걸리도 약이 될 수 있다. 막걸리에는 인체의 필수 소화흡수 촉매제인 효소와 효모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몇년 전에는 막걸리가 암 예방과 암세포 증식 억제, 간 손상 치료, 갱년기 장애 해소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간 손상을 일으키게 한 쥐에게 막걸리 농축액을 투여한 결과 정상치보다 낮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보였고 혈중 중성지방 함량도 막걸리 농축액을 투여하자 정상치에 가깝게 나타났다. 또 60% 정도의 암세포 증식억제효과를 보였다는 것이다.

막걸리에는 분해되지 않은 원료 성분과 더불어 발효과정에서 증식한 효모 균체가 포함되어 있다. 막걸리의 살아있는 효모를 흡수하면 장내 유해 미생물의 번식을 억제해 정장제로서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막걸리에는 또 상당량의 단백질과 당질, 콜린, 비타민B2 등이 함유되어 있어 혈당의 감소를 막아주거나 알콜성 간경화증이나 영양실조 현상을 예방하고 피부미용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희석식 화학주가 아닌 자연 발효되어 효소와 효모가 풍부한 전통주를 적당히 즐기면 건강을 얻을 수 있다. 서구화된 먹거리 홍수 속에 부족해진 식이섬유와 효소 효모 미네랄 등을 걸쭉한 전통 술 막걸리 한잔으로 보충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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