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미약품 퇴직임원, 악재공시 직전 주식 전량처분

[단독]한미약품 퇴직임원, 악재공시 직전 주식 전량처분

김지산 기자, 안정준 기자, 김평화 기자
2016.11.04 03:30

공시직전 1360여주 처분해 억대 손실 회피…檢 자택·휴대폰 압수수색해 내부정보 유출 파악 중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445,000원 ▼15,000 -3.26%)전직 임원이 베링거인겔하임의 내성표적항암신약 '올무티닙' 계약해지 사실이 공개되기 직전 한미약품 주식을 전량 처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한미약품 내부로부터 관련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한미약품 전직 임원 A씨가 악재 공시 직전에 보유주식 1360여주를 전량 처분한 정황을 잡고 A씨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A씨는 2000년대 중반 한미약품에 입사해 지난해 상무로 퇴직했다.

한미약품 미공개정보유출 의혹 사건을 조사하던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계약해지 정보를 사전 입수한 A씨가 9월30일 한미약품의 공시 직전에 보유 주식을 모두 매각한 정황을 파악했다. 금융위로부터 이 같은 내용을 전달받은 검찰은 최근 A씨 자택과 휴대전화를 압수 수색해 정보유출 여부를 조사 중이다.

A씨가 처분한 주식가치는 9월29일 종가(62만원)기준으로 8억4000만원 규모다. 기술수출 실패로 30일 한미약품 주가가 18.1% 급락한 것을 고려하면 약 1억5000여 만원의 손실을 회피한 것으로 추산된다.

당국은 A씨에게 계약해지 정보가 유출된 경로를 파악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9월29일 오후 7시6분 계약해지 사실을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연락받았다고 밝혔다.

항암신약 기술수출은 상업화 단계 도달시 7억3000만달러(약 8300억원)를 받는 대규모 계약이다. 따라서 계약해지는 한미약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회사 내부에서도 소수만이 관련 내용을 파악하고 있었다. 이 같은 극비정보가 30일 오전 9시29분 공시되기 전까지 밤사이에 퇴직 임원 A씨에게 유출된 것이다.

한미약품의 내부 정보유출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대규모 기술수출 과정에서 소속 연구원이 증권사 애널리스트에게 정보를 빼돌린 사실이 확인돼 관련자가 모두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으로 큰 홍역을 치른 후에도 임직원들의 모럴 해저드가 재연됐다는 점에서 한미약품은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퇴직 임원의 주식 매매 행태나 검찰의 압수수색 여부를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퇴직자는 회사 관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밖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지 못한다"며 "회사 내부인으로부터 정보를 사전에 얻었다는 의혹 역시 검찰 수사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내부정보에 기반한 전·현직 임원들의 부당거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삼성테크윈 전·현직 임원들이 한화에 매각된다는 정보를 미리 알고 삼성테크윈 주식을 팔고 한화 주식을 사들였다가 검찰에 덜미를 잡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도 자율협약 신청 직전 주식을 처분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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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준 특파원

안녕하세요. 국제부 안정준 특파원입니다.

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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