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패스 논란, 정부 소통 실패가 키웠다[우보세]

백신패스 논란, 정부 소통 실패가 키웠다[우보세]

김도윤 기자
2021.10.07 06:30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18~49세 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이 마감되는 지난 9월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 받은 시민들이 이상 반응 관찰을 위해 잠시 대기하고 있다. 2021.9.30/뉴스1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18~49세 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이 마감되는 지난 9월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 받은 시민들이 이상 반응 관찰을 위해 잠시 대기하고 있다. 2021.9.30/뉴스1

"결정된 바 없습니다."

코로나19(COVID-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이들의 다중이용시설 접근을 제한하는 이른바 백신패스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정부에서 최근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는 답변이다. 백신 패스와 관련한 어떤 질문에도 도입 여부를 포함 아직 결정된 내용이 없으니 지켜봐달란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와중에 애꿎은 국민만 편 갈라 싸우고 있다. 미접종자들은 왜 백신을 강요하냐며 페널티(벌칙)는 차별이라고 반발한다. 접종자들은 미접종자 때문에 감염 위험이 높아지는 측면이 있으니 일부 차별은 감수하라고 반박한다. 논란이 심해질수록 방역 정책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백신패스 논란은 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지난 9월 28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 토론회에서 백신패스를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용해보겠다고 언급하며 논란에 불을 붙였다.

이어 다음날 방역당국은 "백신패스를 도입하면 미접종자가 PCR(유전자증폭) 음성확인서를 지참하지 않을 경우 다중이용시설 이용 등을 제한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일정 부분 미접종자에 대한 페널티를 인정한 셈이라 백신패스 차별 논란이 거세졌다. 결국 백신패스 도입을 반대한단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백신패스 차별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전문가들은 백신패스 논란에 대해 정부의 소통 실패를 꼬집는다.

먼저 미접종자에 대한 차별적 요소가 있는 백신패스의 경우 국민적 합의가 우선인데 정부가 섣부른 발표로 논란을 스스로 키웠단 지적이 있다. 백신패스와 관련한 공청회나 국민 토론회를 거치지 않고 도입 검토를 공언했다 논란이 커지자 지금은 "결정된 바 없다"며 슬그머니 한발 뺀 모양새다.

신중하지 못한 단어 선택도 아쉽단 평가다. 현재 접종완료자에게 제공하고 있는 사적모임 인원 제한 일부 제외 등 백신 인센티브와 큰 차이가 없는데 굳이 백신패스란 표현을 써 국민 불신을 초래했단 비판도 적지 않다.

감염병 전문가 A교수는 "백신패스가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필요할 수도 있는데 용어 선택이 문제"라며 "이미 친숙한 백신 인센티브라고 하면 될걸 패스라는 차별적 용어를 써 부정적 여론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또 "이제 와서 결정된 것 없다고 할 게 아니라 백신패스처럼 중요한 사안은 정책을 집행하는 방식과 충분한 소통에 더 신경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감염병 전문가 B교수는 "백신 접종자에 대해 어느 정도 인센티브를 주는 정도면 미접종자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며 "그런데 미접종자가 페널티라고 느낄 정도로 국민 반발이 있다면 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소통의 문제라 볼 수 있는데, 한 번 국민의 인식이 굳어지면 바꾸기 힘들다"며 "섣부른 백신패스에 대한 언급으로 이미 차별 논란이 커졌으니 필수가 아닌 백신패스 도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미접종자에 대한 페널티를 강제하는 백신패스 자체가 합당한지에 대한 갑론을박도 여전하다. 단계적 일상회복을 앞두고 예방접종률을 최대한 높여야 하는 정부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미접종자에 대한 페널티는 차별적 요소가 분명하단 우려도 있다.

B교수는 "일부 고위험시설이라 하더라도 다중이용시설 미접종자 입장 제한은 차별적 요소가 있어 국민 모두가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네거티브(부정적) 정책을 국민 합의도 없이 밀어붙일 경우 반발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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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기자

미래 먹거리 바이오 산업을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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