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천포창'의 만성 물집,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도 효과적

희귀질환 '천포창'의 만성 물집,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도 효과적

박정렬 기자
2023.11.28 10:11

[박정렬의 신의료인]

만성 재발성 천포창에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를 하기 전(사진 왼쪽)과 치료 후 피부 병변의 변화./사진=강남세브란스병원
만성 재발성 천포창에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를 하기 전(사진 왼쪽)과 치료 후 피부 병변의 변화./사진=강남세브란스병원

난치성 희귀질환인 '천포창'으로 특정 부위 나타나는 만성 물집에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기존의 전신 스테로이드 치료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김종훈 교수 연구팀은 천포창에서의 만성 물집 발생 매커니즘 및 국소 치료법의 효용성을 밝혀낸 연구를 '임상 조사 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에 발표했다고 28일 밝혔다.

천포창은 피부와 점막에 수포를 형성하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이다. 정상적으로 외부 항원을 공격해야 할 항체들이 점막과 피부를 외부 물질로 잘못 인식해 공격하면서 천포창의 수포를 유발한다. 전신에 나타나는 다수의 수포가 특징인데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80%에 이른다. 치료에는 스테로이드·리툭시맙과 같은 약물이 쓰인다.

하지만 천포창 환자에게 전신 약물 치료를 해도 일부 병변이 잔존하면서 만성적인 물집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증상 관리를 위해 장시간 전신 스테로이드 약물 치료를 지속하는데 이 때문에 쿠싱증후군·골다공증·당뇨병·고혈압 등의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커지는 단점이 존재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김종훈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김종훈 교수

연구팀은 만성 재발성 수포창 환자의 경우 피부 병변이 특정 부위에 고정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물집을 발생시키는 특정 구조가 피부 병변 내에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국소 치료법의 근거 마련에 집중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병변 근처에 3차 림프구 구조(TLS, Tertiary Lymphoid structure)가 존재하며 이 속에 자가 항원 특이 B세포와 CXCL13+CD4+T세포가 다수 존재함을 확인했다. TLS는 건강한 조직에서는 형성되지 않으며 만성 염증, 또는 암이 있는 곳에서만 형성돼 면역력을 발휘하는 이른바 '면역체 공장'이다. 자가면역질환에서 TLS는 결과적으로 외부 항원이 아닌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셈이다. 이어 18명의 환자에게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를 시행했더니 만성 병변이 호전된다는 점도 밝혀냈다.

김종훈 교수는 "오랫동안 낫지 않는 물집 병변으로 전신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아야 했던 천포창 환자들에게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를 통해 질환을 완전관해시킬 수 있다는 새롭고도 간단한 치료 접근법을 제시한 연구"라며 "최근 암 치료에서 면역 항암제 예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3차 림프구 구조 형성에 관한 메커니즘을 이해함으로써, 향후 종양 내 미세환경 연구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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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머니투데이에서 의학 제약 바이오 분야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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