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직 대학병원의 한 전공의(인턴)가 유튜브 영상을 통해 자신의 이름과 의사 면허번호를 공개하며 사직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의 공식 입장이 아닌 개인적인 선택이라면서도 최근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과 무관하지 않음을 시사했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 의사 국가고시 강의를 촬영해 올리는 유튜브 채널 '공공튜브 메디톡' 채널에는 '결의'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은 하루만인 이날 오전 조회수 4만회를 넘겼다.
영상에서 자신을 대전성모병원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는 홍ㅇㅇ라고 밝힌 이는 "저는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전공의(레지던트)가 될 예정"이었다며 "저는 개인적인 사유로 사직하고 쉬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의사에 대한 시각이 적개심과 분노로 가득한 현 상황에서 더는 의업을 이어가기 힘들다고 판단했고 그런 생각에 잠시 내려놓으려고 한다"고 사직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스스로를 의사이자 한 환자의 보호자라고 소개하며 "그런데도 이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던 이유를 기득권 집단의 욕심과 밥그릇 지키기로 치부하지 말아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혹시 영상을 보고 집단행동을 선도한다고 생각하신다면 제 면허를 가져가셔도 좋다"며 자신의 의사면허증을 공개했다. 끝으로 "타교 출신임에도 믿고 뽑아준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님들에게 죄송하다"며 "앞으로 무엇을 할지는 천천히 고민해보겠다"고 영상을 담담하게 마무리했다.

전공의는 의사 면허를 취득한 후 대학병원 등 수련병원에서 전문의 자격을 따기 위해 3~4년간 기초·임상 교육을 받는 인턴·레지던트를 말한다.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등 대학병원의 핵심 인력으로 이들이 파업하면 환자 진료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진다.
대전협은 지난 12일 밤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어 집단행동 등 대응 방안을 논의한 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을 결정했다. 파업이나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는 대신 정부의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 명령'과 '집단사직서 수리 금지명령' 등 제재에 대응해 계약 연장을 하지 않는 방법으로 집단 대응하는 안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달 말 전공의들의 계약이 끝나는 경우가 있는데, 계약을 갱신하지 않으면서 정부 제재를 피해 간접적으로 파업하겠다는 것이다
박단 대전협 회장은 전날 자신의 SNS에 "100여 명의 수련병원 대표들과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었다"며 "전국 대부분의 전공의는 일선 의료 현장을 외면한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좌절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박 회장은 "전공의는 국가의 노예가 아니다"며 "지금이라도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와 2000명 의대 증원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재논의하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집단행동에 대한 뚜렷한 언급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