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도 "美 생산역량 강화"…트럼프 관세에 '제약사 눈치싸움' 심화

화이자도 "美 생산역량 강화"…트럼프 관세에 '제약사 눈치싸움' 심화

홍효진 기자
2025.03.04 14:51
트럼프 행정부 '의약품 관세' 관련 주요 빅파마 대응.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트럼프 행정부 '의약품 관세' 관련 주요 빅파마 대응.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트럼프발(發) 의약품 관세 계획이 내달 초 공개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빅파마(대형 제약사) 화이자까지 미국 내 생산시설 확대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섰다. 기업별 관세 대응 셈법이 복잡해지면서 의약품 공급 부족 등 관련 우려는 지속되는 분위기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알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제약업계 투자 행사인 'TD코웬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해외시설의 미국 내 이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불라 CEO는 "미국 내 제조 역량은 충분하며 현재 제조 시설의 가동 상태도 최상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어떤 일(관세 부과)이 일어난다면 해외 제조시설을 미국 내로 이전해 상황을 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화이자는 미국에 10개의 제조시설과 2개의 유통 센터를 보유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제약업계는 앞다퉈 미국 내 생산 역량 확보에 나선 분위기다.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는 의약품에 최소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단 계획을 발표, 오는 4월 초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의약품 가격 인상과 공급 부족 등 우려가 이어지자 글로벌 제약사는 미국 내 생산 시설을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앞서 일라이 릴리는 지난달 미국에 의약품 제조시설 4개를 새로 건립, 5년 내 가동을 목표로 270억달러(약 39조원)를 투자하겠단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업계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일라이 릴리의 계획을 긍정적으로 평가 중이며, 이에 다른 제약사들도 현지 제조 기반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를 포함한 업계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특히 인도는 미국 내 제네릭(복제약)의 절반가량인 약 47%를 공급 중이다. 인도 의약품 수출 촉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인도는 87억달러(약 13조원) 규모의 의약품을 미국에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약품 관세 부과 시 미국은 △제네릭 의약품 가격 인상 △의약품 부족 △미국 내 제조업 온쇼어링(자국 내 생산) 증가 △보험료 인상 등 광범위한 영향권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도제약협회는 실제 관세가 부과될 경우 매년 약 5%의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인도 업계는 첫 번째 제네릭 허가 후 180일 마케팅 독점권 확보, 경쟁 위험이 낮은 복잡한 제네릭 개발 등 전략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주요 시장을 두고 있는 국내 기업도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엑스코프리) 진출로 미국 내 직판망을 구축한 SK바이오팜(111,800원 ▲300 +0.27%)은 현지 시장 내 6개월분의 물량 사전 확보와 추가적인 공급망 확대 등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셀트리온(242,000원 ▼2,500 -1.02%)의 경우 현지 위탁생산(CMO) 업체와 제품 생산 협력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시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관세 압박을 우려하면서도, 단기간 안에 미국 정부가 원하는 만큼의 정책 효과를 내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는 지난 수십년간 인건비와 운영비 절감을 목적으로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해왔다"며 "관세 부과책이 (의약품을 포함해) 각 기업의 제조업을 자국으로 끌어오는 유인책은 될 수 있지만, 이를 실현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제네릭 의약품은 안정적인 수요를 보장하기 위한 대규모 구매 등 미국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동반돼야 하기 때문에 단기간 내 정책 효과를 보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한 달간 유예했던 캐나다와 멕시코 관세를 예정대로 이날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를 10% 더해 총 20%로 올리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각국 대미 관세율과 비관세 장벽 등을 고려해 책정하는 상호관세도 다음 달 2일부터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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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진 기자

안녕하세요. 바이오부 홍효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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