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장기등 기증 및 이식에 관한 종합계획' 발표

장기 이식을 기다리다 숨지는 환자가 갈수록 늘어나는 가운데 정부가 기증·이식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첫 번째 종합대책을 수립했다. 장기기증 대상자 확대와 생명나눔 문화 확산 등을 통해 수급 불균형을 완화한다는 목표다.
보건복지부는 16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제1차 장기등 기증 및 이식에 관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2023년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근거를 마련한 후 나온 첫 번째 결과물이다. 1차 계획은 내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시행된다.
고령화와 의료기술의 발달로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대기자는 늘어나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이식 대기자는 2020년 4만3182명에서 지난해 5만4789명으로 급증했다.
반면 가족·지인의 기증 이외에 유일한 장기이식 방식인 뇌사기증자는 2020년 478명에서 2024년 397명으로 제자리다. 기증·이식 간 불균형으로 평균 4년, 신장의 경우 7년 9개월을 기다려야 장기 이식을 받을 수 있는 실정이다.
장기이식 대기 중 사망자는 2020년 이후 2191명→2480명→2919명→2909명→3096명으로 급증하고 있다. 하루 평균 8.5명꼴이다. 수급 불일치가 심각한 신장, 간장, 췌장, 심장, 폐 순으로 사망자가 많았다(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심각해지는 장기 수급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먼저 '기증자 확대'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민간중심에서 건강보험공단, 주민센터 등 공공까지 기증희망등록기관을 확대해 접근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뇌사자뿐 아니라 연명의료 중단 후 심장사(순환정지)한 기증 희망자의 장기기증(Donation after Circulatory Death, 이하 DCD)도 법제화할 예정이다. 연명의료중단과 장기기증을 모두 희망하는 환자에 한해 장기 기증을 받는 것으로, 미국·영국 등에서는 이미 시행되고 있다.
복지부는 "해외 일부 국가는 DCD가 전체 기증자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기도 한다"며 "심장처럼 생체 기증이 불가능한 장기 부족 상황을 완화할 수 있는 대안"이라 설명했다.
장기 기증에 대한 인식개선 활동에도 주력한다. 장례 지원, 화장·봉안당 예치 비용 감면 등 기증자와 가족에 대한 예우제도를 기반으로 감사패 수여, 추모행사 확대 등 정서적·실질적 지원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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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기증·이식의 '중심'인 각 의료기관의 지원에도 힘을 쏟는다. 뇌사 추정자가 발생할 경우 전자의무기록(EMR)을 통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이를 알리고, 적절한 때 기증원 소속 코디네이터(간호사)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시스템을 정비한다. 뇌사추정자 상담과 신고, 뇌사장기기증자 관리료 등 수가 개편을 통한 적정 보상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장기가 아닌 조직 재건을 위한 인체조직은 80% 이상을 해외 수입하는 등 수급 불균형이 더 심각하다. 화상, 암 수술 등으로 조직 재건이 필요한 환자가 적지 않은 만큼 정부는 이번 종합계획에서 각 병원의 인체조직은행 설립·운영을 위해 지원체계를 정비하기로 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삶의 마지막에 장기 및 인체조직 기증이라는 숭고한 희생을 결심해 주신 기증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국가도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통해 제도를 개선하고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