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 약물전달시스템(DDS)로 한 번에 더 많은 약물을 더 세밀하게 전달
기존 화학항암제서 부가가치 창출…세계 최초 GD 프리 MRI 조영제 상업화 앞둬

스킨부스터 '리쥬란'의 개발사 파마리서치(303,500원 ▼10,000 -3.19%)가 나노 항암제 임상에 진입하는 등 국내 기업들이 나노 의약품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각각 나노 항암제와 나노 조영제 등으로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인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와 인벤테라 등을 필두로 국내 나노 의약품의 상업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단 평가가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파마리서치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나노 항암제 'PRD-101'의 임상 1상 임상시험계획서(IND) 승인을 받았다. 2024년 미국암학회(AACR)에서 발표된 전임상 연구 초록을 보면 PRD-101은 연어의 생식세포에서 추출한 DNA 조각을 이용해 만든 화학 항암제 독소루비신 기반의 나노 복합체인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스킨부스터 '리쥬란'에 활용된 DNA 최적화 기술 'DOT'이 적용된 뉴클레오타이드(핵산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체 분자)를 항암제에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미용 의료기기 영역에서 기술력이 입증된 독자 기술 'DOT'의 확장성을 극대화하며 사업 영역을 넓혔단 점에서 의의가 있다.
나노 의약품은 약 100나노미터 크기의 나노 입자나 나노 리포좀 등에 약물을 실어 원하는 부위에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된다. 알부민, 미셀 등 나노 입자를 활용하면 약물의 안전성을 높여 한 번에 더 많은 용량의 약물을 투약할 수 있다. 나노 리포좀을 활용하면 약효 지속성을 높여 투약 주기를 늘릴 수 있다.
이러한 접근법에서 개발된 나노 항암제는 주로 시판 중인 화학 항암제에 나노 약물전달시스템(DDS)을 적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낸 약물이다. 해당 화학항암제가 보유하고 있지 않은 적응증으로 개발하면 신약 트랙을 탈 수 있고, 기존에 없던 시장이 생기면서 부가가치가 극대화된다.
독소루비신에 페길화 리포좀 기술을 적용한 '독실'과 '케릭스', 파클리탁셀을 알부민 나노 입자와 결합한 '아브락산' 등의 나노 항암제가 FDA 승인을 받아 판매되고 있다. 현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이 판매 중인 아브락산은 2024년 기준 연매출 8억7500만달러(약 1조2782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나노 항암제를 개발 중인 국내 기업 중 가장 앞서 있는 곳은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다. 이 회사는 이리노테칸의 활성대사체인 'SN-38'에 독자 플랫폼 기술 'PCI-메트릭'을 적용한 'SNB-101'의 글로벌 임상 1b/2상을 진행 중이다. 소세포폐암을 적응증으로 개발 중이며, 2028년 말까지 임상 2상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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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환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SNB-101은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ODD)과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아 임상 2상이 끝나면 바로 시판할 수 있다"며 "약 200~300억원 정도면 임상 2상까지 마칠 수 있어 가급적이면 직접 임상을 끝내고 최대한 높은 로열티에 기술이전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판권은 보령이 보유하고 있고, 현재 만나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공통적으로 약 30명의 임상 데이터를 보고 싶어한다"며 "올해 연말쯤 30명 정도의 환자 등록이 끝날 것으로 보고 있고, 빠르면 내년쯤 빅파마들과 본격적으로 의미 있는 딜(거래) 논의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나노 DDS를 활용한 진단제도 개발되고 있다. 현재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고 있는 인벤테라가 대표주자다. 이 회사는 자체 개발한 나노구조체 플랫폼 '인비니티'를 토대로 세계 최초로 가돌리늄(Gd) 프리 나노-자기공명영상(MRI) 조영제를 개발 중이다.
선도 파이프라인인 근골격계 질환 특이성 MRI 조영제 'INV-002'는 내년 시판을 목표로 국내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미국 임상 2b상 IND 승인도 획득한 상태다. 해당 파이프라인은 임상 1상부터 임상 3상까지 약 2년간 약 67억원이 소요돼 일반 신약보다 낮은 비용과 짧은 기간으로 개발됐단 점이 특징이다.
인벤테라는 "인비니티는 다양한 종류의 약물 접합이 가능해 영상 조영제뿐 아니라 치료제로도 확장 가능하다"며 "향후 MRI 조영제 제품 출시 이후에는 영상 조영분야를 넘어 나노치료제 신약 영역으로 연구개발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