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약품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24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불거진 한미약품 성추행 임원 옹호와 부당 경영 개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한미약품 팔탄공장 고위 임원의 성추행 논란이 일자 신 회장이 해당 임원의 처분을 무마하려고 시도하는 듯한 정황이 박재현 대표의 녹취 폭로를 통해 알려졌다. 이후 한미약품 임원들은 신 회장에게 공식 사과와 경영 간섭 중단을 요구하며 규탄 성명까지 발표하는 등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신 회장 측은 성추행 가해자를 비호한 것이 아니며 처분을 무마하려는 시도 역시 "시기상 성립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박 대표와 만나 녹취가 이뤄진 시점은 이달 9~10일로, 이미 해당 임원이 지난달 말 징계위원회 개최 후 사표를 내고 나갔을 시점이라는 주장이다. 녹취 당시 상황에 대해 그는 "박 대표가 올해 임기 종료라며 개인적으로 연임을 부탁하려 약속도 없이 사무실에 찾아왔다"며 "성추행 행위 수위에 대해 제대로 보고받지 못한 상황에서, 현 대표와 각을 세우는 인물이 연루돼 (양쪽 입장을 다 들어봐야 한다는 취지로) 개인적인 의견을 밝힌 것"이라 말했다. 다만 그는 뒤늦게 관련된 정황을 확인했다며 "생각이 짧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성추행 임원이 자신의 측근이라 징계 처분을 내리지 않았고, 이에 타 제약사로 이직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애초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추천한 인사는 있지만, 한미약품을 포함한 계열사 인사는 관여한 적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한미약품에는 인사 권한이 있는 '측근'은 없다는 것이다.

박 대표 등이 주장하는 부당 경영 간섭에 대해선, 지난해 초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 후 대주주 연합(4자 연합)으로부터 구매·생산 분야에 관여해달라는 공식 요청을 받았다고 '반격'했다.
이에 40여년 간 한양정밀 회장으로 제조업에 몸담은 전문성을 토대로 기계 가동 연장, 원료 구매 방식을 수의계약에서 입찰로 바꾸는 등의 내용을 건의했다는 게 신 회장의 입장이다.
그는 "대주주가 전횡해서 주주 이익을 해치고 자신만의 이익을 관철하는 것 때문에 전문경영인을 내세우는 것"이라며 "그렇다고 전문경영인이 마음대로 하는 게 꼭 좋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경영인이 잘못 판단하면 주주의 이익을 대변해 대주주가 감시·견제하고 관여하는 게 상식적"이라며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서가 아닌 전체 주주를 위해서라면 부당 경영 간섭이 아니라 도움을 주는 일"이라 덧붙였다. 신 회장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향후 이사회 중심으로 경영 체계를 재편하는 것도 제안하겠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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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신 회장은 코리포항 등으로부터 한미사이언스 주식 441만32주(6.45%)를 취득하며 지분율을 22.88%까지 확대했다. 한양정밀의 지분(6.95%)까지 합치면 30%에 육박한다. 코리포항은 한미그룹 창업자 고(故) 임성기 회장의 장남 임종윤 북경한미약품 동사장(이사장)의 개인회사인 코리그룹의 계열사다.
시장에서 경영권 분쟁 재촉발 등 다양한 해석이 오가며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하루 만에 18.6% 급등했다. 그러나 신 회장 측은 "임종윤 측이 자금적으로 어려우니 도와달라는 요청으로 이뤄진 계약"이라며 경영권 분쟁의 신호탄이라는 일각의 해석은 "과도하다"고 일축했다. 현재의 4자 연합 체계에 대해서도 "시니어케어 사업과 관련해 의견 차가 있었고 관계가 소원해진 건 사실"이라면서도 "지켜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