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는 죄가 없다

비만 치료제는 죄가 없다

정심교 기자
2026.04.06 15:06

고령화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 (247) 비만 치료제

[편집자주] 머니투데이가 고령화 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를 연재합니다. 100세 고령화 시대 건강관리 팁을 전달하겠습니다.
김민정 대한비만연구의사회 이사장(미하나의원 대표원장)
김민정 대한비만연구의사회 이사장(미하나의원 대표원장)

비만이란 '건강에 위험을 주는 지방이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축적되는 것'이다. 체내에 과하게 축적된 지방은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뇌졸중·암 등 다양한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1996년 세계보건기구( WHO)는 비만을 치료해야 하는 질병으로 규정했고, 최근엔 비만을 '21세기 신종 전염병'이라며 세계 10대 건강 위험 요인 중 하나라고 발표했다. 각국의 적극적인 비만 예방정책 추진에도 불구하고 그 증가 추세가 줄지 않고 있다. 또 우리나라의 비만 유병률도 지속해서 증가해 10명 중 3명이 비만 환자다. 이제 비만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관리하고 치료해야 할 중요한 보건 과제로 인식해야 한다.

대한비만연구의사회가 창립 25주년을 맞았다. 지난 25년간 개원가에서 비만을 진료해 온 의사들이 함께 걸어온 시간이다. 창립 초기에는 비만을 '의지의 문제'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GLP-1 계열 치료제의 등장 이후 비만은 심혈관 질환, 당뇨병, 지방간, 콩팥질환과 밀접하게 연관된 만성질환이라는 인식이 빠르게 자리 잡았다. 치료 패러다임도 생활습관 중심에서 의학적 치료 중심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최근 비만 치료제의 오남용 우려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안전한 사용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의료계 역시 충분히 공감한다. 다만 현장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입장에서 보면, 현재 제기되는 문제는 '약물 자체의 특성'보다는 '처방·유통 환경의 미비'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예를 들어 허위 BMI를 제출하거나, 기준을 벗어난 처방 등의 사례는 일부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약물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환자 선별과 처방 관리 체계의 문제로 보는 게 보다 현실적인 접근일 것이다. GLP-1 치료제는 중독성·습관성이 없고, 대규모 임상 연구에서 심각한 정신과적 위험도 확인되지 않았다. 기존의 중추신경계 자극 기반 식욕억제제와는 작용 기전과 임상적 특성이 분명히 구분되는 치료제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 약제가 단순한 체중감량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개원 현장에서는 환자 평가를 통해 인슐린 저항성이나 대사 상태를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환자의 요구는 체중 감소에 대한 의지의 표현일 수 있으나, 최종 치료는 의료진의 판단과 설명을 통해 이뤄진다. 이러한 과정 자체가 의료의 본질이다.

GLP-1 치료제는 체중 감소를 통해 심혈관 질환, 당뇨병, 지방간, 콩팥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만성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치료제며 WHO가 2025년 필수의약품 목록에 올릴 만큼 국제적으로도 그 가치가 인정된다. 주요 국가들도 비만을 만성질환으로 인식하고 치료 접근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따라서 비만치료제에 대한 규제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것이다.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되면 환자들에게 낙인이 찍히고 의사들의 처방은 위축된다.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오히려 불법 유통으로 내몰리는 역설이다. GLP-1 치료제는 전문의약품으로 반드시 의사 처방이 필요하고, 올해 2월부터 비급여 진료비용 보고제도를 통해 사용 내역이 국가에 보고되고 있다. 추가 규제는 중복이다.

대한비만연구의사회는 개원 현장에서 환자를 직접 진료하는 전문가 집단으로서, 안전한 치료 환경과 적절한 약물 치료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해 왔다. 앞으로도 정책 당국과의 협력을 통해, 환자 안전과 치료 접근성이 균형 있게 반영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할 것이다.

비만 치료제에 대한 논의는 단순한 규제 여부를 넘어,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를 어떻게 안전하게 제공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정책과 의료 현장이 함께 균형을 맞춰갈 때,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비만 치료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외부 기고자-김민정 대한비만연구의사회 이사장(미하나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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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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