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의과적 전문수련 안 받은 한의사들, 국민 건강 위협"

의사단체가 한의원에서 이뤄지는 레이저·주사 등에 대해 "의과 영역 진입을 노골적으로 시도한다"며 "불법 시술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반발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회(한특위)는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대한성형외과학회, 대한피부과학회, 대한성형외과의사회, 대한피부과의사회 등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레이저·고주파·초음파 등 에너지 기반 의료기기뿐 아니라 PDRN(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나트륨)·PN(폴리뉴클레오티드)과 같은 전문의약품 및 의료기기를 활용한 시술까지 (한의원에서)광범위하게 시행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무면허 의료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피부미용 의료 시술은 시술 후 발생할 수 있는 육아종, 알레르기 반응, 피부괴사, 신경 마비, 감염성 합병증 등에 대해 즉각적 의과적 처치가 가능해야 하는 고도의 의료행위"라며 "체계적인 의학 교육과 의과적 전문 수련을 거치지 않은 한의사가 이러한 시술을 무분별하게 시행하는 것은 국민 건강에 대한 심대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이날 의협은 특히 PDRN·PN 기반 '스킨 부스터' 시술을 한의사가 진행하는 것을 강하게 문제 삼았다. 연어 등에서 추출한 DNA(데옥시리보핵산) 분절체인 PDRN과 PN은 각각 조직 재생을 위한 전문의약품과 피부 상태 개선을 위한 조직수복용 생체재료(의료기기)로 쓰인다. 의협은 "철저히 현대 의학적, 과학적 원리를 토대로 개발된 현대 의학의 산물임에도 한의원에서 이를 '약침' 형태로 조제·사용하면 불법 의료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이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받은 '한의원 전문의약품 공급 현황'에 따르면 PDRN 주사제는 2025년 7월 기준 626개 한의원에 2234개가 공급됐다. 2024년 16개 한의원에 226개가 공급된 것 대비 불과 1년 새 공급량이 급증한 것이다.
의협은 "PDRN·PN 성분 약침은 한의학적 원리에 기반한 것도 아니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안전성, 유효성 검사도 거치지 않는다"며 "이러한 약침액이 원외탕전실에서 조제돼 '조제 한약'으로 분류되며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단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의계는 레이저·초음파·고주파 등 의료기기 및 PDRN·PN 성분을 이용한 모든 불법 피부미용 의료 시술을 즉각 중단하고 PDRN·PN 등 약침에 대한 과학적 검증에 나서야 한다"며 "정부는 한의사의 면허 범위를 명확히 하고 한의원 내 불법 의료행위 단속과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한방 약침 및 유사 주사제의 제조·유통·사용 전반에 대한 통합 관리체계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의협은 "한의계의 무면허 의료행위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며 "필요한 모든 법적·제도적 대응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