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생리통인 줄" 참았는데 '이 병' 날벼락...난임 원인될 수도

"심한 생리통인 줄" 참았는데 '이 병' 날벼락...난임 원인될 수도

홍효진 기자
2026.05.13 15:37

[의료in리포트]
자궁내막증 환자, 21만명 육박…5년새 54%↑
가임기 여성 약 10~15%서 발생
'심한 월경통' '만성 골반통' 대표적 증상
난소 기능 저하…난임 유발하기도

국내 자궁내막증 환자 수 추이(상단 이미지는 챗GPT로 생성된 인공지능 이미지).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국내 자궁내막증 환자 수 추이(상단 이미지는 챗GPT로 생성된 인공지능 이미지).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직장인 윤모씨(여·20대 후반)는 최근 산부인과 검진에서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았다. 5년 전부터 월경통(생리통)이 심해지긴 했지만 다른 질환 때문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윤씨는 "월경 기간엔 진통제를 먹어도 나아지지 않고 걷는 것조차 힘들다"며 "단순히 심한 월경통으로 알고 방치했는데 진단을 받고 많이 놀랐다. 난임과도 연관 있다고 하는데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1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자궁내막증 환자는 2019년 13만5107명에서 2024년 20만8531명으로 5년 새 54%나 늘었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에 있어야 할 자궁내막 조직이 난소·복강·장 등 자궁 밖의 다른 곳에서 증식하는 병이다. 가임기 여성의 약 10~15%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부인과 질환으로, 월경 중인 모든 연령대에서 발병할 수 있다. 월경혈이 난관을 거쳐 복강 내로 역류하는 '역행성 월경'이 주된 발병 원인으로 알려졌지만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대표적인 증상은 '심한 월경통'과 '만성 골반 통증'이다. 특히 진통제로 조절되지 않을 정도로 월경통이 심하다면 자궁내막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자궁내막증 환자는 자궁 외 다른 부위에 내막 조직이 있어도 생리 주기와 함께 출혈과 만성 염증 반응을 유발한다. 이 때문에 일반적인 월경통보다 통증 정도가 심하며, 월경 전부터 생긴 통증이 월경이 끝나도 지속되는 게 특징이다. 이외에도 성관계나 배변 시 통증, 허리 통증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환자의 약 3분의1은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난임 검사에서 뒤늦게 질환을 발견하기도 한다.

엄혜림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산부인과 전문의는 "자궁내막증은 환자가 단순 월경통으로 오인해 방치하며 병을 키운 뒤에야 진료받는 경우가 많다"며 "유독 심한 월경통이나 지속적인 골반 통증 등을 보인다면 반드시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궁내막증은 난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실제 대한의사협회지의 자궁내막증 진단·치료 가이드라인 등에 따르면 만성 골반 통증 여성의 약 40~82%, 난임 여성의 약 20~50%가 자궁내막증으로 진단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상재홍 순천향대 부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자궁내막증은 만성 염증으로 인해 난소와 나팔관 주변에 유착이 생겨 임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난소에 생기는 자궁내막증으로 난소에 생기는 낭종을 '자궁내막종'이라고 하는데, 이 자궁내막종이 난소 기능을 떨어뜨려 난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궁내막증은 치료 후에도 재발률이 높아 지속적인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눈에 보이는 병변은 수술로 제거할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초기 병변은 제거가 어렵기 때문이다. 약물 치료를 하더라도 전체 병변이 완전히 소실되지는 않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자궁내막증의 수술·치료 후 5년 내 재발률은 40%에 달한다.

명확한 예방법이 없는 만큼 월경 주기와 통증 양상의 변화를 확인하고 3~6개월 간격의 정기 검진을 통해 재발 여부를 관리해야 한다. 무엇보다 △가족력 △점점 심해지는 월경통 △지속적인 만성 골반통 등에 해당한다면 가능한 한 빨리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 엄 전문의는 "자궁내막증은 조기 발견할수록 난소 기능과 가임력 보존 가능성이 커진다"며 "의심 증상이 있을 때 빠르게 진단을 받고 체계적인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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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진 기자

안녕하세요. 바이오부 홍효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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