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29년 자살사망자 1만명 이하로…부처·지자체 책임 강화

정부, 2029년 자살사망자 1만명 이하로…부처·지자체 책임 강화

정기종 기자
2026.10.12 16:21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2030년 자살률 10만명당 18.9명 이하 목표…제6차 자살예방기본계획 확정
국가자살대응실 내년 단계적 운영…시군구 예방 평가 공개 추진

정부가 2029년까지 자살사망자를 1만명 이하로 줄이고, 2030년에는 인구 10만명당 자살사망자 수인 자살률을 18.9명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신건강 치료와 함께 채무·빈곤·고립 등 자살위험을 높이는 생활 문제에 적극 대응하고, 부처별 이행 상황을 매월 점검해 지방자치단체의 예방 노력과 평가 결과를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로 제11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를 열고 제6차 자살예방기본계획을 심의·확정했다. 2026~2030년 적용되는 법정계획으로, 지난해 국가자살예방전략과 올해 발표한 9대 분야별 대책을 통합·보완했다.

지난해 자살사망자는 1만4144명으로 전년보다 728명(4.9%) 감소했다. 올해 1~7월에도 잠정 집계 기준 7432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43명(12.3%) 줄었다. 하지만 한국의 자살률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이다. 정부는 2024년 29.1명이었던 자살률을 2029년 19.4명, 2030년 18.9명 이하로 낮춘다는 목표를 마련했다.

이번 계획은 '생명보호가 기본인 사회, 든든한 기본(B.A.S.I.C.)으로 완성하는 생명존중 대한민국'을 지향점으로 삼았다. △생명지킴 안전망 △적극적 발굴·예방 △구조적 근본 원인 해소 △맞춤·통합형 자살예방정책 △국가·사회 책임 강화 등 5대 전략으로 구성됐다.

생명지킴 안전망은 국가와 지역사회가 자살위기에 신속히 대응해 치료·보호를 제공하는 체계다. 복지부 산하에 국가자살대응실을 설치해 경찰·소방과 합동 근무하며 자살시도 발생 상황과 지역 대응을 관리한다.

이선영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에 대응실 관련 예산 약 10억원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내년 초부터 가능한 업무를 단계적으로 시작하고, 시스템과 인력 등은 준비·협의를 거쳐 갖출 계획이다.

자살예방센터당 인력은 올해 5명에서 내년 7.1명으로 늘린다. 입원하지 않는 자살시도자에게도 최대 24시간 일시보호를 제공해 상담과 회복을 돕는다. 정신질환 집중치료병상은 2030년까지 2000병상으로 확충한다. 자살시도자 치료비 지원 한도는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응급입원료 지원 상한은 45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단계적으로 인상한다.

적극적 발굴·예방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찾아오기 전에 관계기관이 위험을 발견해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신의료기관과 자살예방센터 간 연계를 확대하고 위기가구 통합발굴플랫폼 등을 활용해 고위험군을 찾는다.

특히 서비스 제공에 동의하지 않는 자살시도자에게도 지속적인 안내와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 현재는 미동의자의 개인정보를 즉시 삭제해야 해 후속 개입에 어려움이 있다.

이형훈 복지부 2차관은 "동의하지 않더라도 연락하거나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 현장의 전문요원들이 더 적극적으로 고위험군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데이터를 활용한 예방도 강화한다. 자살동기를 기존 7가지에서 소분류 27개로 세분화하고 복수의 원인을 기록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경제적 문제도 주거·생활 문제와 투자 실패·금융 피해 등으로 구분해 복합적인 위험 요인을 파악한다.

건강보험·사회보장정보 등을 결합한 분석과 인공지능(AI) 예측모형 개발도 추진한다. 사회·경제 지표 변화에 따라 지역의 자살위험이 높아질 가능성을 예측해, 자살 증가 후 대응하던 컨설팅을 사전 대응으로 전환하는 방향이다.

구조적 근본 원인 해소와 맞춤·통합형 정책은 채무·빈곤·고립·돌봄부담에 대응하고 대상별 예방·치료·복지서비스를 연결한다. 이달부터 전국민 채무상담 대표번호 '1375'를 운영해 채무 구제·지원 제도를 한 번에 안내·연계한다. 금융취약계층을 위한 특화 금융상품 제공과 자살고위험군 긴급생계비 지원, 돌봄부담 완화 등도 추진한다. 청소년·범죄피해자·특수직군·유족 등에는 특성에 맞는 지원을 제공한다.

이행 책임도 구체화한다. 채무는 금융위원회, 범죄피해자는 법무부, 빈곤·고립·돌봄부담은 복지부 등 주관부처를 지정한다. 부처별로 결과 중심의 성과지표를 마련하고 범정부 생명지킴추진본부를 중심으로 매월 이행 상황을 점검한다.

지자체의 연간 시행계획 평가 결과는 시군구까지 공개한다. 복지부는 1년의 유예기간을 검토하고 있으며, 자살률의 절대 수준과 전년 대비 개선 정도, 상담·사례관리 등 예방 노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우수기관에는 포상금과 맞춤형 사업비 등 재정 지원을 연계한다.

박재우 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장은 "부진 지역에 대한 별도 불이익이 예방사업 재투자를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자살률이 증가하는 지역에는 컨설팅을 연계하겠다"고 설명했다. 센터 인력과 기반시설 확충은 평가 결과와 관계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정기종 기자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