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허드슨연구소 "獨 은행 리스크 여전"
세계를 긴장시켰던 유럽의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자산건전성 평가)는 비교적 큰 충격 없이 마무리됐지만 이를 둘러싼 비판론은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가상으로 설정했던 충격(스트레스) 상황이 너무 관대해 은행부실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으며 앞으로 시장에서 은행들이 평가받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스트레스는 어디?= 지난 23일(현지시간)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발표되자 반응은 엇갈렸다. 각국과 해당 은행들은 안도감을 표현했지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은행들이 신용도가 부족한 상태에서도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지적했다.
10여곳 넘는 은행들이 국제결제은행(BIS)의 기본자본(Tier1) 비율 6%를 겨우 넘겨 합격했다. 이탈리아 은행 중에는 BMPS가 최악의 상황에서 6.2%, UBI방카는 6.8%로 테스트를 간신히 통과했다. 유럽 평균은 9.2%였다.
은행권에 총 35억유로(45억달러)가 필요하다는 EU 당국의 판단에 대해서도 비판이 일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시장에선 적어도 300억 유로, 많게는 1000억유로가 더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다.
칸토피츠제럴드의 스테판 포프 스트래티지스트는 "이 테스트에서 아무 스트레스도 못 봤다"며 "은행들을 주말휴가(R&R) 보내는 것과 비슷했다"고 꼬집었다. 포렉스닷컴의 브라이언 돌런 수석전략가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시장은 이번 시나리오가 충분한 스트레스가 아니었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따라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의존하지 않고 시장에서 은행에 대한 '진짜 테스트'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크레디트스위스의 니얼 오코너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은행권의) 국채노출 데이터를 갖고 있다"며 "우리 나름의 테스트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굿뉴스 vs 배드뉴스= 미국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의 어윈 스텔저 경제정책연구팀장은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에서 "일단 3가지 좋은 소식을 확인했다"면서도 "2가지 나쁜 소식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경제가 비관적 상황에 있는 것은 아니며 △유럽은 위기가 닥쳤을 때 재빨리 대응할 여력이 있고 △독일 은행들의 국채노출 수준이 공개돼 실제 상황을 알 수 있게 된 것이 이번 테스트의 3가지 긍정적 결과라고 평가했다.
반면 은행의 실제 부실보다는 테스트의 수준에 따라 통과와 탈락 여부가 결정됐다는 점이 이번 테스트의 한계로 지목됐다. 또 하나의 나쁜 소식은 독일 은행들의 부실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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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포스트방크(우체국은행)는 이탈리아의 여러 은행들처럼 테스트 기준을 간신히 통과했다. 또 주정부 소유의 지방은행(란데스방크) 가운데 7곳은 부실 수준에 관계없이 감가상각 총량이 기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테스트를 통과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란데스방크 여러 곳이 대규모 상각을 단행하고 정부지원금도 받았으나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란데스방크가 상각의 상당 부분을 단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가 란데스방크에게 유리하게 설계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스텔저는 독일 은행권에 문제가 생길 경우 유럽 경제의 기관차 역할을 해 온 독일이 타격을 입는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독일 바바리안금융센터의 볼프강 제르케 교수는 "스트레스 테스트 이후에 란데스방크가 자신들의 문제가 해결됐다고 말할 위험이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긴급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