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테스트 이후 증시 상승, 국채시장 호전…지표·실적도 뒷받침
장기간의 국가채무 위기로 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우려와 불안을 자아냈던 유럽이 드디어 '터닝포인트'에 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역내 91개 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발표된 이후 증시가 상승하고 국채시장이 호전되는 등 유럽 경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신호와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 "유로존이 채무위기에서 이제 터닝포인트에 도달한 듯하다"며 "스트레스테스트 이후 며칠 만에 투자자들이 두려움을 잊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증시 상승세, 금융주 강세=유럽 증시는 지난 23일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발표 이후 27일까지 랠리를 이어갔다. 그 전 기록까지 합하면 5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특히 스트레스테스트 결과가 금융시장에 자신감을 심어주면서 금융주가 이번주만 6.3% 상승하는 등 강세를 나타냈다. 반대로 은행권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은 무려 15%나 하락하면서 시장의 평가가 달라졌음을 보여줬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증시는 물론 그리스와 스페인, 포르투갈 등 문제 국가들의 증시도 뛰었다. 존 레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밀린치 투자전략가는 "스트레스테스트가 매우 중요한 모멘텀이 된 듯하다"며 "몇 달 전보다 매우 나은 상황에 있다"고 말했다.
◇국채시장 호전=얼마 전까지만 해도 문을 닫아야 할만큼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었던 일부 유럽 국가들의 채권시장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잘 팔리지 않던 스페인 국채는 이번주 유럽 국채시장에서 가장 좋은 수익률을 보였다. 독일 국채 10년물과의 수익률 스프레드는 이번주 20bp 낮아져 147bp까지 줄어들었다.
국채시장에 활력이 생기면서 포르투갈은 28일 국채 4년물을 이전보다 낮은 수익률에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스페인도 단기 국채 매각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심지어 그리스도 국채시장에 고개를 내밀었다. 지난 5월 초 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이후 처음으로 그리스는 단기 국채 발행에 나섰다.
독자들의 PICK!
두 달 동안 유럽 국채시장을 떠났던 중국이 돌아온 것도 새로운 신호이며 유럽중앙은행(ECB)도 자신감에 차 최근 국채 매입 규모를 줄이기 시작했다.
◇실적·지표 뒷받침..리스크는 여전=UBS와 도이치뱅크가 최근 잇따라 흑자 실적을 내놓는 등 주요 기업 실적과 일부 경제 지표들이 향상된 것도 터닝포인트의 징후로 읽히고 있다.
또 바젤은행감독위원회가 바젤Ⅱ를 대체할 바젤Ⅲ에서 은행 규제 기준을 초안보다 완화한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벤 메이 캐피탈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위기는 멀어졌다. 중앙은행의 지원 없이도 은행권은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우려는 있다. 국가채무 디폴트 가능성이 잠재하고 기업들의 자금조달 상황이 완전히 개선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는 것.
S&P도 이와 관련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지원이 점점 사라질 것이라며 최고 등급이 아닌 은행들과 취약 국가의 기업들이 자금 조달과 재무조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앤드류 볼스 핌코 유럽투자 부문 대표는 "스트레스테스트는 시장에 힘을 주었지만 상황의 판도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며 "긍정적 효과가 매우 빨리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