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친디아 재조명] 도약하는 중국, 추격하는 인도

[신년기획-친디아 재조명] 도약하는 중국, 추격하는 인도

김경원 기자
2011.01.03 07:00

中, 美환율전쟁·日영토분쟁서 승리...印, 中대항마로 부상

"나라 자체의 변화와 앞으로 전 세계를 변화시킬 방식이 유례가 없을만큼 놀랍다는 것, 이것이 중국과 인도의 공통점이다." (미 저널리스트 로빈 메레디스, '마오를 이긴 중국, 간디를 넘은 인도')

 

영국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지는 2005년 세계 대전망을 내놓으며 중국과 인도를 묶어 '친디아(Chindia)'로 명기했다. 골드만삭스가 2001년 신흥시장의 강자인 브라질, 러시아 등을 브릭스(BRICs)로 분류한 것에서 더 나아가 세계 1, 2위 인구대국인 친디아의 성장 잠재력을 평가한 것이다. 당시 이코노미스트는 "중국과 인도 두 나라가 21세기 세계경제를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로부터 5년. 친디아의 성장세는 이들의 전망을 뛰어 넘고 있다. 중국은 일본을 앞질러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며 G2국가로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인도는 9%에 가까운 성장률로 미국을 잡으려는 중국을 바짝 뒤쫓고 있다. 3∼5년내 성장률면에서 중국을 제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한 친디아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정치·외교적 영향력도 확대해 초강대국의 기틀도 다지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신년기획 ‘친디아 재조명’을 통해 국제무대의 주요 플레이어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중국과 인도 양국을 집중 분석한다.

◇중국, 이제 미국 넘본다

당초 골드만삭스는 2015년 중국이 일본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경제 전문가들은 이 시기를 2020년이후로 예상했다. 중국은 이를 많게는 10년 앞당겼다. 물론 미국, 유럽 등 선진권의 몰락을 부른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블랙스완적 상황 발생도 한 몫했지만 G2 중국은 이제 국제무대에 실존하는 세력이다. 영향력도 놀라울 정도로 확대됐다.

 

올해 미중간 무역 갈등에서 증폭된 환율전쟁에서의 사실상 승자도 중국이다. 미국을 비롯한 각 국의 위안화 절상 압박에도 중국은 자신들의 ‘느슨한’통화정책을 꿋꿋이 유지했다. 달러의 기축통화지위가 흔들리는 사이 위안화 무역결제를 늘리는 등 위안화의 국제화 업그레이드조치도 거침없다. 서울 주요 20개국 (G20) 정상회의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 지분을 6위에서 3위로 끌어올리며 발언권을 강화했다.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일본과의 영토분쟁에서는 '희토류 자원무기화'로 일본의 백기 투항을 얻어냈다. 자국의 내해인 중국해 앞에서 펼쳐지는 미 항모 훈련에 대해서는제 목소리를 내며 군사적 대립도 불사할 기세이다.

 

최고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재정위기에 처한 유럽국의 국채를 매입하고 아프리카, 동남아시아로 마구 파고드는 '통 큰' 외교도 펼친다. 중국의 끝없는 자원 탐닉은 주변국의 우려를 자아낼 정도이다. 중국은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올해 가장 주목받는 투자자이다.

 

이같은 쾌속질주에 이제 '미국 추월 시나리오'도 가시화되고 있다. 일본 내각부와 스위스 UBS 은행은 2030년을 역전의 시기로 잡았다. 골드만삭스와 스탠다드차타드는 이보다 빠른 2027년, 2020년이다. 친디아의 창시자 이코노미스트는 아예 2019년께 미국을 제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론 중국의 GDP는 현재 미국의 40%에 불과하다. 그러나 실질 구매력(PPP)을 기준으로 보면 중국이 내후년 미국을 앞선다는 컨퍼런스보드의 분석도 나왔다.이러한 추세로 볼 때, 중국의 G1 도약이 예상보다 앞 당겨진다해도 또 놀랄 일은 아닐 것이다.

 

◇인도, "중국 비켜" 무섭게 추격

중국이 미국을 위협하는 사이 인도는 중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친디아 내에서 중국의 빛에 가려있었던 인도는 중국보다 유리한 경제조건을 바탕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해 중국의 대항마로 부상하고 있다.

 

인도는 지난 2분기 연속 9%에 육박하는 고성장세를 기록했다. 아직 중국의 성장률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해 기준 G20 내에서 GDP 성장률 2위를 차지했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인도를 코끼리에 비유하며 "코끼리는 굼뜨지만 일단 달리기 시작하면 걸음에 가속도가 붙어 아주 빠르다"고 말했다.

 

인도가 성장률에서 중국을 앞설 것이라는 전망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인도가 2년내에 중국 성장률을 제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코노미스트는 당장 내년 부터 친디아의 성장률 순위가 역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은행 역시 인도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중국 8.5%보다 높은 8.7%로 제시했다.

 

이 같은 전망을 단순한 기대감으로만 보기 힘든 것은 인도가 경제적 측면에서 중국보다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 비중이 높아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이 인도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인도 GDP에서 민간소비 비중은 60%로 중국 40%보다 훨씬 높다.

 

인구가 젊다는 점도 중국을 긴장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2020년 인도의 평균 연령은 28.1세인데 반해 중국은 37.1세로 예상된다. 모간스탠리는 "앞으로 10년간 인도의 노동 가능인구는 17% 증가하겠지만 중국은 2%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중국의 '패권 외교'는 인도의 몸값을 더욱 올려놓았다. 미국 등 강대국들에게 인도가 중국의 견제 카드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인도를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100억달러의 경제협정을 체결하고 인도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국이라는 공동의 ‘잠재 적성국’에 맞서 새로운 동맹을 강화하는 출발점이다. 미국의 지원을 업은 인도로서는 도약의 기회를 맞은 셈이다.

 

◇ 사회통합, 인플레...고성장의 그림자

친디아의 급성장세에는 그림자도 드리우고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치솟는 물가다. 8~9%에 달하는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CPI(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5.1%로 28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도는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10.9%로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인플레이션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두 자릿 수의 상승률을 보였다.

 

경제 불안은 역시 양국의 ‘아킬레스건’인 사회불안과 직결된다. 사회 통합을 우선시하는 중국, 인도 지도부가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는 부분이다. 신년 친디아의 성장지속은 물가를 비롯한 이들의 긴축조절 성공여부에 달렸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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