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츠만 좀 더 길었더라도…피폭과정 재구성

부츠만 좀 더 길었더라도…피폭과정 재구성

김성휘 기자
2011.03.25 16:26

3호기 터빈실서 1만배 방사능 녹은 '죽음의 물'에 발담가

"3명이 같은 물에 발을 디뎠다. 기준치 1만배의 방사능이 녹은 죽음의 물이었다. 두 사람의 발목 높이 장화 위로 물이 새 들어갔다. 다른 1명은 긴 장화를 신고 있었다."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에서 작업중 방사능에 피폭된 작업원들의 운명은 이들의 장화 높이에 의해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이하 보안원)의 발표와 CNN 보도를 종합하면 작업자 3명은 24일 낮 12시를 조금 넘긴 시각, 3호기 터빈건물 지하 1층에서 케이블 부설작업을 하던중 고인 물에 발을 디뎠다.

원자로 온도를 낮추기 위해 밖에서 살수기로 퍼부었던 물의 깊이는 약 15cm정도.

2명의 부츠는 발목 높이였지만 물은 그보다 깊었고 부츠 위로 물이 스며들고 말았다. 즉각 작업장에서 빠져나온 이들에게서 검출된 방사능 수치는 180.7밀리시버트와 179.37밀리시버트. 그러나 문제는 방사능 오염수에 직접 닿았다는 것. 이들은 즉각 병원으로 후송됐다.

세번째 작업자는 173밀리시버트에 노출됐지만 다행히 긴 부츠를 신어 물에 직접 닿진 않았다. 이에 간단한 검사를 받는 것으로 끝났다.

보안원의 니시야마 히데히코 대변인은 해당 장소에 있는 물은 일반적으로 원자로 냉각에 쓰인 뒤라 방사선 수준이 낮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지진과 연이은 원전 폭발로 원자로가 손상되면서 기준치의 1만배에 이르는 방사능을 품은 물이 방치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오염된 물을 발에 적신 작업자들의 예후는 나쁘지 않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른바 베타 감염을 우려, 정확한 감염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이들을 치바현의 방사능과학국립연구소로 옮기기로 했다. 베타감염은 방사선이 피부막을 뚫고 들어가는 것이다.

미국 휴스턴 메릴랜드 앤더슨 암센터의 제임스 콕스 방사선·종양학 박사는 "어떤 잠재적인 오염을 줄이려면 가능한 한 빨리 피부를 씻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도쿄 전력 측은 두 피폭자가 즉시 발을 씻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피폭으로 방사선을 뿜어내는 연료봉 주변뿐 아니라 원전 일대의 방사능 수치 제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일본 당국은 도쿄전력에 방사능 모니터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일본처럼 산업화된 나라에서 성인 1사람이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양은 1년에 3밀리시버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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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휘 국제부장

머니투데이 미래산업부(유니콘팩토리) 김성휘입니다. 국회/정당/청와대를 담당했고(정치부) 소비재기업(산업부), 미국 등 주요증시/지정학/국제질서 이슈를(국제부) 다뤘습니다. EU와 EC(유럽연합 집행위),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 등을 경험했습니다. 벤처스타트업씬 전반, 엔젤투자, 기후테크 등 신기술 분야를 취재합니다. 모든 창업가, 기업가 여러분의 도전과 열정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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